‘차떼기 악몽’?…여당서도 ‘이완구 사퇴론’ 급부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눈을 감은 채 가슴에 손을 얹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 총리는 2013년 4월 충남 부여·청양 재선거를 앞두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현금 3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현직총리 檢수사받는 모습 국민들이 수용할수 있겠나”

“거짓말로 국회·국민 우롱” 야당도 자진사퇴 거듭 압박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이완구 국무총리 사퇴론이 14일 정치권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3년 4월 재선거에 출마한 이 총리에게 현금 3000만 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사퇴론이 나오고 있다. 특히 홍준표 경남지사가 2011년 한나라당 경선 당시 1억 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은 점차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여권은 최악의 위기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천막당사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무엇이 사는 길이고 임기 3년이 남은 대통령을 보호하는 길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어느 위치에 있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부패 의혹이 제기되면 엄정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통령을 보호하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이 총리를 비롯해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들이 현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총리 사퇴론은 여당 내에서 확대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현직 총리가 조사를 받는 모습을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겠느냐”며 “검찰 조사를 받기 전에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고 익명을 요청한 초선 의원은 “총리가 사퇴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전날까지 직무 정지를 주장했던 야당도 이날부터 이 총리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병헌 친박권력형 비리 게이트 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친박게이트 연석회의에서 “명확히 피의자 신분이 되고 만 총리는 더 이상 총리 자리에 앉아서 수사를 받을 수 없다”며 “당당하다면 자리를 내려 놓고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은혜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 총리는 더 이상 거짓말로 국회와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즉각 총리 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 원을 받았다는 주장과 관련,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 주재를 위해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성 전 회장으로부터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성진·민병기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