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 class='emp_01'>[단독]</em>‘빵빵한 매출’… 대전 빵집 성심당, 파리바게뜨·뚜레쥬르도 눌렀다](http://image.munhwa.com/gen_thumb/202404/2024041801072407205001_300.jpg?v=20240418204603)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9일 부산 영도구 국제크루즈터미널에 입항한 미국 로얄 캐리비안 소속 ‘마리너 오브 더 시즈호’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위쪽 사진은 순서대로 마리너호 선내에 있는 메인 수영장, 아이스링크, 사보이 대극장, 메인 다이닝룸 모습. 김동훈 기자 dhk@
축구장 3개 넓이·승강기 15층 운행
객실 1557개에 승객·승무원 5000명
수영장·대극장·퍼팅홀 ‘원스톱 레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거대한 배 안에서 즐기는 편안한 휴양 여행, 필요하면 외국 유명 관광지에 내려 지역 풍물구경과 쇼핑까지.”
동북아시아에서도 새 관광 트렌드로 급부상해 승객들이 폭증하는 초대형 선박의 크루즈 여행은 어떤 것일까. 봄철 성수기를 맞아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입항하기 시작한 크루즈선을 직접 타봤다.
지난 9일 부산 영도구 동삼동 국제크루즈터미널에 입항한 미국 로얄 캐리비안 선사 소속 ‘마리너 오브 더 시즈호’는 14만t 급이다. 축구장 3개를 이어붙인 크기인 총 길이 311m, 너비 49m에 배 안 승강기 기준 높이가 15층이다. 정박한 배 옆에 서면 한참을 올려다보거나 옆으로 고개를 돌려야 배의 모습을 겨우 알 수 있을 정도로 웅장했다. 요즘 크루즈선은 초대형화 추세로 예전 6만∼7만t급이 ‘움직이는 호텔’이라면 이제는 ‘움직이는 도시’로 불린다.
이 배의 승강기 안 바닥 양탄자에는 커다란 글씨로 ‘THURSDAY(목요일)’라고 적혀 있다. 놀고 즐길거리가 하도 많아 날짜를 잊을 정도여서 매일 양탄자를 갈면서 이렇게 표시한다고 선사 측은 밝혔다. 객실이 1557개로 배 안에서 길을 잃기도 쉬워 영어,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로 승객의 현재 위치와 각종 시설, 객실 위치를 상세히 알 수 있는 원터치 전자 안내판도 곳곳에 있었다.
이날 타고 온 승객은 3554명(최대 승선인원은 3800명)에 승무원 1215명을 합하면 5000명에 육박했다. 함께 생활하는 사람 숫자도 그렇지만 배 안도 중심부는 도시 거리처럼 꾸며져 있다. 중앙 4층 높이 길이 185m 거리는 유럽의 광장을 옮겨온 듯하다. 명품 브랜드 면세점에 다양한 카페가 있고 밤에는 가장행렬 등의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카페에서는 각종 기타, 피아노 연주의 라이브 음악 속에 전 세계에서 생산된 맥주 및 와인을 맛볼 수도 있다. 밤마다 오케스트라, 댄스, 마술 공연 등이 펼치지는 대극장(1500석 규모)을 비롯해 수영장(성인용, 일반용) 2개, 스파·피트니스 센터, 암벽등반장, 9홀의 골프 퍼팅장, 농구장, 탁구장 등 스포츠 시설이 구비돼 있다. 아이스링크에서는 전직 피겨선수들의 공연 속에 승객들이 직접 스케이트를 즐길 수도 있다. 야간 배 운항 시에만 운영되는 카지노에서는 제법 큰 금액의 배팅이 이뤄져 열기가 넘친다. 식당도 레스토랑, 뷔페, 패스트푸드점 10여 개를 통해 양식, 중식, 한식 등으로 나눠져있어 입맛대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최근 다국적 기업들의 단체 포상관광객이 많아 수백 석 규모의 쾌적한 회의실에도 이용자가 많다.
마리너호도 그렇듯 승객들의 편안한 여행과 완벽한 서비스를 위해 크루즈선의 승객 대비 승무원 비율은 3대 1이나 된다. 음악, 무용 등의 다양한 예능 공연자, 라이브 음악 연주자, 암벽등반장 등의 스포츠 안내자 , 식당·객실 청소 등을 담당하는 남녀 종업원 등 승무원 종류는 다양하고 많다.
1200여 명에 달하는 근무자들의 출신 국적은 60여 개국으로 이 배 자체가 인종 백화점이자 움직이는 기업으로 부를 만하다.
크루즈 객실은 승객들이 머무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호텔처럼 하루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청소한다. 보통 6박 7일 정도를 운항하면 2, 3일은 하룻낮 동안 관광지에 내려 대형 셔틀 버스 등을 통해 여행이나 쇼핑을 하지만 아예 내리지 않고 배에서 즐기는 승객도 제법 있다. 이날도 중국 가족 관광객들이 해수 온수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객실은 바다가 보이는 배의 양옆 발코니 형태에서부터 바다를 볼 수 없는 배 중앙의 방까지 다양하고 가격 차이도 크다. 크루즈 요금은 1인 1일 기준으로 중·하급 객실은 100∼150달러, 고급 객실은 200∼250달러 정도라고 선사 측은 밝혔다.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출발해 4박 5일 일정으로 제주를 거처 부산에 온 마리너호의 요금은 1인당 평균 110만∼130만 원이다. 비싼 편인 주니어 스위트룸은 내부가 특급 호텔과 비슷하지만 발코니에 바다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비치 베드 등이 있었다. 크루즈 여행 상품은 짧게는 3박 4일에서 7박 8일까지 있다.
윤소영 로얄 캐리비안 한국지사 이사는 “현재 동북아에는 중국 단체 여행객들을 중심으로 크루즈 여행이 폭발적인 증가 추세”라며 “부산은 아름다운 관광지에다 각종 명품, 화장품, 귀금속, 전자 밥솥 등의 쇼핑에 대한 인기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마리너호에는 중국 승객들이 산 고급 전자 밥솥 등을 지게차 등을 이용해 분주히 선적하는 모습에 눈에 띄었다. 부산항에는 올해도 130회에 30여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올 예정이다. 배의 정상 갑판 등에서 본 부산항의 아름다운 전경도 승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오른쪽으로는 부산항 대교와 북항의 역동적인 컨테이너 선적·하역 현장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영도, 오륙도, 조도(한국해양대) 등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2016년 4월부터는 부산항에서 승객들이 외국적 크루즈 선을 타고 직접 여행할 수 있는 ‘준모항 시대’도 열린다. 부산항만공사는 코스타 크루즈의 빅토리아호(7만5000t급)를 통해 부산에서 일본 후쿠오카(福岡) 등 4개 항로를 연간 19차례 운항하는 정기 항로가 개설돼 부산에서 연간 1만여 명의 탑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정원 부산항만공사 홍보팀장은 “지금까지 부산항은 다른 나라 항만에서 승객을 태운 크루즈선박이 입항하면 승객들이 들르는 단순 기항지에 불과했지만 내년부터는 부산항에서 승하선이 가능해 한국 승객들이 크게 편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kind=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