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 아닌 장애인 고용 위해 회사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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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자체를 장애인에게 최적화된 일터로 만들고, 지속 가능한 장애인 일자리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정호(사진) 베어베터 대표이사는 15일 “비장애인 직원과 비슷한 일을 시키는 방식으로는 장애인 고용정책의 효과를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대표이사는 3년 전 발달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한 회사 ‘베어베터’를 설립했다. 베어베터는 이윤 창출을 위해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이윤 창출을 꾀하는 회사다.

장애인 표준 사업장으로 등록된 ‘베어베터’는 인쇄 제본 사업을 시작으로 커피, 쿠키, 화환 제작 등 여러 가지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김 대표는 네이버 창업 멤버 중 한 사람이고, 한게임 사장을 지낸 인물로 몇 년 전부터 장애인 고용이라는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취업률이 0.7%에 불과할 정도로 일자리에서 소외된 발달장애인 고용 문제에는 더 문제의식을 가졌다.

김 대표는 복잡한 업무 수행을 어려워하는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십분 감안해 업무를 단순화하고, 다양한 직무에 순환 배치해서 개인별로 가장 적합한 직무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우리 회사에서는 한 명이 할 일을 발달장애인 10명이 할 일로 쪼갠 다음, 업무를 조직화해 한 사람에게 단순 업무를 반복적으로 맡기고 있다”며 “고객사로부터 대량 물량 주문을 받는 덕분에 수지 타산도 맞는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 5명이던 발달장애인 직원이 현재는 99명에 달한다”며 “모든 직원이 정규직이고,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앞으로 매출 신장에 비례해 더 많은 발달장애인을 고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발달장애인을 위해 설립한 회사인 만큼 고용증대가 ‘베어베터’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기업가치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5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개최한 ‘2015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