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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5년 04월 17일(金)
유쾌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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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철학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 심강현 지음 / 궁리

내 인생의 결산 보고서 / 그레고어 아이젠하우어 지음, 배명자 옮김 / 책세상


철학책이 유머러스하다니. 유쾌하다고 진지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내공도 만만찮다. 대중적 감각을 제대로 맞춘 이 균형은 ‘학계’ 바깥이기에 가능한 것 같다. ‘시작하는 철학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는 마흔일곱 살, 현직 의사가 쓴 철학 입문서이고 ‘내 인생의 결산 보고서’는 독일 일간 ‘타게스 슈피겔’에 평범한 사람의 추모기사를 쓰는 작가의 대중 철학책이다.

‘시작하는 철학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는 고슴도치 도우치가 시간이 멈춘 철학자의 숲에 당도해 플라톤부터 니체까지, 서양 철학의 대가들을 차례로 만나 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상세한 철학적 입장보다는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서양 철학사 전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보이는 것 너머 진정한 진리를 찾아라’(플라톤) ‘실천하고 사유하라. 그것이 덕있는 삶이다’(아리스토텔레스) ‘가장 고귀한 삶은 남들이 말해준 삶이 아니라, 스스로 고귀하다고 여기는 것을 향해 가는 삶이다’(니체) 등 철학자의 주요 사상을 들려준다. 도우치에게 보자마자 “사인을 원하나? 내 책을 사오면 손수 서명해 주지”라는 플라톤처럼 철학자들이 ‘병맛’ 멘트를 날린다.

레지던트 2년차, 저녁 당직할 때면 책을 읽으면서 ‘철학 공부’를 시작한 저자는 20년 가까이 혼자 책을 읽고,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독학’을 했다고 한다. 지금도 지하철 출퇴근길, 점심시간, 퇴근 후 저녁시간 각각 다른 책 세 권을 읽으며 공부 중이다. 이번 책은 지난해 초고를 출판사에 직접 투고한 결과이다. 책에 실린 삽화도 직접 그렸다.

‘내 인생의 결산 보고서’는 10여 년간 평범한 사람들의 추모기사를 써온 작가 겸 철학자(그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질문 10가지에 대해 철학적 사색을 펼친다. 왜 사는가, 나는 행복한가, 나는 아름다운가, 무엇을 해야 하나 등 질문은 짧지만 답은 간단할 수 없다.

철학적 성찰과 추모기사 주인공들의 에피소드가 교차하는 흔치 않은 방식, 여기에 유머와 위트가 제대로 더해진다.

저자의 결론은 이렇다. “지금까지 240편의 추모기사를 쓰면서 240개의 운명을 체험했고, 삶을 떠난 240명의 사람을 만났다. 내겐 슬픔과 동시에 큰 행운이었다. 마음속으로 늘 그들에게 물었다. ‘삶이 어땠나요?’ ‘살아보니 인생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했던가요?’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삶의 의미를 찾으려 한다… 삶의 의미란 이미 거기에 있다. 사는 것이 바로 삶인 것이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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