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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5년 04월 17일(金)
‘책상머리’ 손자병법 한계 꼬집고… ‘참된 지식’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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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산으로 돌려보내다 / 리링 지음, 박영순 옮김 / 글항아리

이 독특한 제목을 가진 책을 이해하려면 저자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손자’와 ‘논어’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리링 교수는 1980년대 학술서적에 매몰돼 일반 서적은 거의 읽지 못했다. 직업상 책이 무척 많고 손에서도 책이 떠난 적이 없는데 ‘지식인’이라는 이름을 달고서 여러 해를 살아가는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책이 몇 권 안 된다는 것을 어느 순간 깨달았다.

여기서 불만이 생겼다. 자신이 마치 동물원에 갇힌 호랑이 같았기 때문이다.

즉 저자의 속내를 헤아린다면 이 책의 제목은 ‘리링을 자유로운 학문의 장으로 돌려보내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다루는 소재는 자유롭다. 중국인의 문화심리, 고대 방중술, 중국고대병법, 전통문화를 비롯해 학자와 문인 등에 대해 저자 만의 독특한 관점과 사고가 담겼다.

첫 번째 챕터인 ‘종이 위에서 병법을 논하다’에서 저자는 ‘손자인 척하다’라는 부제를 달았다. 이를 통해 실제 전쟁터가 아니라 책상에 앉아 병법을 논하는 것의 한계를 짚는다. 의사 노릇을 하려면 병을 치료해본 경험이 있어야 하고, 군사에 대해 논하려면 군인이 되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는 ‘병법을 논하는 것’과 ‘군대를 쓰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제갈량이 관우와 장비의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지만 전쟁터에서 그들만큼 싸울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3장 ‘임종 전의 배려’는 지식인인 저자가 들려주는 지식인의 이야기다.

그가 ‘굳세고 의연한 사람’이라 칭한 사마천은 자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이릉 장군이 매국노로 모함당하자 그 부당함에 맞서 변호하다가 한무제에게 궁형, 즉 거세라는 엄청난 형벌을 받았다. 저자는 이런 수모를 감수한 사마천을 통해 지식인의 의미를 되짚는다.

이 외에도 저자는 ‘전통은 왜 이렇게 인기가 있는가’라는 자문을 통해 공자나 맹자, 전통문화로 향하는 열을 식히려 하고, ‘큰 나무의 영락’에서는 돌아가신 부친을 그리며 ‘사람’이라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산으로 돌려보낸 호랑이가 마음껏 산을 누비듯 소재의 경계를 허물며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저자의 넓은 통찰력을 담은 이 책은 저자가 그토록 원하던 책을 읽은 즐거움을 안겨주는 역작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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