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내집 마련 과거 어느 때보다 좋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당연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거 양극화 심화 문제인데요. 고소득층의 자가(自家·자기 집)보유율은 늘지만 저소득층의 자가보유율은 감소한다는 내용입니다. 전국 20만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인데 고소득층의 자가보유율은 2012년 조사 때 72.8%에서 2014년 77.7%로 늘었지만 저소득층은 같은 기간 52.9%에서 50%로 줄었다고 합니다.

자가 거주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소득층 자가 거주는 2012년 50.5%에서 지난해 47.5%로 줄었지만 고소득층은 64.6%에서 69.5%로 오히려 늘었지요. 이런 조사 결과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고소득층의 소득이 집값을 추월한 반면, 저소득층들의 소득은 집값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죠. 저소득층에게 좋은 주거 환경으로 갈 수 있는 ‘주거 사다리’가 더 열악해진다는 의미도 있지만 소득에 비해 집값이 더 오르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더구나 일부는 자산의 전부인 집을 처분하는 등 주거 사다리를 둘러싼 환경이 저소득층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이죠.

그렇다면 무주택자와 저소득층이 주거 사다리의 단계를 하나 더 올라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부 정책과 공공기관 주택 공급 상황을 보다 지혜롭게 활용해야 합니다. 우선 가장 기본적으로 주택청약 통장에 가입, 가점을 높이면서 종잣돈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어 광범위한 규제 완화 등 정부 정책 기조로 부동산 환경을 분석하고,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주택을 꼼꼼히 살피면서 기회가 왔을 때 편승하는 것이죠.

무주택자는 주택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너무 민감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순하게 보면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있는 데다 젊은 층이 집을 살 자금 여력이 없는 등 집값이 지속적으로 오를 이유가 없습니다. 또 다양한 주거형태가 등장하고, 교통여건도 나아져서 굳이 집을 갖지 않고 살아도 큰 불편을 못 느끼는 시대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극히 미미한 물밑 흐름일 뿐입니다. 내 집 마련 없이 살기에는 우리나라 주택시장과 재테크 환경이 너무 열악합니다. 당장 부동산 외의 재테크 방법이 별로 없고, 수도권을 포함한 대다수 도시의 가용토지가 한정돼 있습니다. 정주민인 한국인의 특성상 익숙한 것과 결별하기 싫어해 내 집을 갖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4월 이후 내 집 마련 환경은 과거 어느 때보다 좋습니다. 부동산 시장 자체가 장기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단계인 데다 저금리와 공유형 모기지, 총부채상환비율 확대 등 주택금융 환경이 무주택자에게 유리해졌다고 할 수 있지요. 무주택자들은 고소득자들의 자가보유율 증가를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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