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열쇠 쥔 강기정 ‘내달 1일 처리’ 약속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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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핸 애매한 입장 취하자
새누리 “속을 알 수 없다”

개혁안 처리 불발 우려에
일각 “10월 국회로 연기”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실무기구가 합의안을 만들지 못한 채 21일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활동 내용을 보고하면서 강기정(사진)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특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강 의장이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4월 임시국회 처리 여부에 대한 키를 쥐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강 의장은 17대 국회부터 연금 개혁에 관여해 왔고,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 과정에서도 대타협기구 공동위원장, 특위 간사 등을 맡으면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강 의장이 지난 2007년 국민연금 개혁 때와 달라진 입장을 취하고 있는 데다 대타협기구 공동위원장 시절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에 대해 애매한 스탠스를 취해 새누리당으로부터 “속을 알 수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강 의장이 협상을 틀 경우 여야가 합의한 대로 5월 1일까지 특위에서 연금 개혁안이 처리되지 않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연금 개혁이 10월 국회로 연기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강 의장은 17·18대 국회에서는 공무원연금과 관련해 정부와 새누리당의 주장에 가까운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는 2007년 2월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연금 개혁은 공무원연금 개혁과 연동돼야 한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국민연금 개혁과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장은 2008년 유시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무원연급법 개정안에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유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기존 재직자와 신규 임용자를 분리해 신규자는 국민연금법을 적용받도록 하는 구조개혁 방안을 담고 있다. 또 2008년 12월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강 의장은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지급률이 1대 1.9로 두 배나 (차이가) 나고, 재직공무원은 2.8배를 더 받아가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연금 개혁 합의를 위해 실무기구도 계속 특위와 병행해야 한다”며 “여야 정치권은 실무기구에서 연금 당사자 간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도록 인내심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새누리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실무기구가 합의안을 만들기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며 “특위 중심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강 의장이 ‘타협이 가능하다. 공적연금에 대한 정치적 딜은 없다’고 밝힌 만큼 4월 국회 처리 약속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