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물의 계절이 돌아왔다. 씀바귀, 머위, 죽순, 부지깽이, 당귀잎, 산마늘로부터 두릅, 참취, 곰취 등등… 산이나 들이나 어디건 나물이 지천이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청정지역에서 자라는 산나물이라면 채취한 현장에서 밥 한 덩이에 고추장 올려놓고 즉석 쌈을 만들어 ‘자연의 맛’을 만끽할 수도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양평군의 산나물공원인 ‘산나물 두메향기’에서 산나물 뜯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당귀잎의 향을 맡아보고 있다.
지역별로 산나물을 주제로 한 축제(표 참조)도 준비돼 있다. 수도권에서는 유명관광지인 경기 양평의 용문산 일대에서 개최된다. 5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리며 산나물 장터를 비롯한 산나물 뜯기체험, 산나물 홍보관, 산나물을 이용한 먹거리 장터 및 친환경 농특산물 판매 등 다양한 체험과 전시행사 등이 진행된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건강한 축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만큼 간이 헬스투어체험, 하천요법, 산림요법, 산나물 족욕장을 체험할 수 있는 ‘힐링 산나물 마당’도 마련된다. 축제장 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1만 원권 산나물 축제 교환권을 판매하며 티켓 구매자에게는 들꽃수목원, 곤충박물관, 소나기마을, 몽양 여운형 생가, 군립미술관을 올해 12월 31일까지 입장할 수 있는 구매혜택도 주어진다.
산나물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산나물 뜯기 체험. 양평군은 산나물의 남획을 막기 위해 방문객들에게 산나물 농장에서의 체험프로그램을 추천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산나물두메향기. 4만 7000여 평에 이르는 청계산 자락에 자리 잡은 이곳 농장에는 요즘 산마늘과 부지깽이, 당귀잎 등이 한껏 맛이 오른 상태로 체험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031-772-0026. 임야 16㏊에 걸쳐 100여 가지의 산나물이 청정자연속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숲 속 산책로를 따라 전통항아리정원, 자작나무숲, 수련연못, 테마식물원, 산나물요리 체험장, 카페와 레스토랑 등이 자리 잡고 있어 한나절 나들이 장소로도 좋다.
산나물 전문가들은 산나물 채취 시 여러 개체에서 조금씩 뜯는 것이 중요한 요령이라고 조언한다. 한 포기 또는 한 나무에서 모든 잎을 따버리면 나물이 금세 죽거나 다음 해 그 자리에서 아예 자라지 않을 수 있다. 뿌리가 상하지 않게 채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따라서 날카로운 칼이나 호미보다는 손을 이용해야 한다.
독초 구별 요령도 필요하다. 독초는 첫째 생김새가 독특하고 반점 무늬 등 불쾌감을 주는 색을 띠며, 둘째 식물에 상처를 내었을 때 불쾌한 냄새나 짙은 색의 즙액이 나오거나, 셋째 줄기나 잎을 따서 냄새를 맡아볼 때 불쾌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또 식용에 앞서 깨끗이 씻는 것이 필수다. 특히 생채로 먹는 참나물·씀바귀·취나물·더덕 종류는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를 식중독균이나 농약을 제거하기 위해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씻어야 한다. 또 두릅·고사리·다래순·원추리 등 미량의 독성분을 함유한 산나물은 반드시 끓는 물에 한번 데쳐서 사용한다. 특히 원추리는 성장할수록 독성분이 강해지므로 어린순만 먹어야 하고, 끓는 물에 데친 뒤에도 차가운 물에 2시간 이상 담갔다가 조리한다.
양평 = 글·사진 이경택 기자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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