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부, 成 보은사면… 문재인, 왜 책임 떠넘기나”

MB는 모든 대상을 평가
靑주도하지만 로비 극심
成, 명단에도 없이 사면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22일 노무현정부 임기 두 달을 남기고 단행된 특별사면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포함된 것에 대해 “전형적인 보은 사면이고 자기 사람 챙기기 위한 사면”이라며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당시 (성 전 회장의 사면 대상 포함을) 모를 리 없는데 법무부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참 무책임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권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명박정부에서 사면 실무를 담당했던 경험에 비춰 볼 때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관여를 안 했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정부에서 사면 업무를 담당했는데.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청와대가 주도하는 것이다. 법무부는 보좌할 뿐이다. 늘 다른 사람 조지기만 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그나마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소리 듣는 게 사면이어서 민정수석실부터 엄청 신경 쓴다. 정권의 실세들, 알고 지낸 변호사들의 로비도 엄청나다. 일단 법무부가 청와대에 사면 대상 명단과 그에 대한 법무부의 의견을 붙여서 보내온다. 거기에 청와대 비서진이 추가로 판단을 더한다. 그 과정에서 여야 지도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의 의견도 구한다. 그것을 다 정리해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일일이 한 사람 한 사람 확인했다. ‘이 사람은 나쁜 사람인데 왜 사면을 해주냐’ 또는 ‘이 사람은 사면해줄 때가 됐다’는 식으로 언급했다. 사면은 대통령 본인의 이름으로 이뤄지는 것인 만큼 부담이 있는 것이다. 물론 다시 청와대 비서진이 추가로 보고해 참모진의 뜻이 상당 부분 반영된다. 이런데도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이 보고도 안 받고 사면 여부를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문 대표는 성 전 회장이 첫 번째 사면을 받을 때는 민정수석, 두 번째 사면을 받을 때는 비서실장이었다.”

―문 대표는 왜 법무부 소관 업무라고 했을까.

“사면이 최종 결정되기 한 달 내지 두 달 전부터 실무 준비작업이 이뤄진다. 성 전 회장은 사면 한 달 전인 2007년 11월에 상고를 포기한다. 미리 언질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에게 주어진 고유 권한임에도 국민 비난을 덜 받기 위해 국민통합, 경제활성화 등의 명분을 만드는데, 당시 사면은 아무 명분이 없는 사면이었다. 그러니 당시 사면 대상 중 절반 조금 넘는 사람만 공개하고 나머지는 숨겨 버려 지금도 알 수가 없다. 성 전 회장도 그 숨겨진 명단에 포함돼 있다. 문 대표가 보기에도 성 전 회장의 사면이 굉장히 이례적인 것이다. 잘못하면 노무현정부와 본인이 비난을 받겠다는 생각에 방어적으로 청와대 업무임에도 법무부에 책임을 떠넘긴 것 아닌가. 이런 책임전가적 태도는 비난을 받아야 한다.”

―청와대가 관여했다는 증거는 있나.

“청와대와 법무부에서 관련 업무를 했던 관계자들의 진술이 있다. 문 대표가 거짓말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