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대대적 조직개혁… 보직 간부 90% 교체

‘비위 개연성’36개 직무 대상… 비리차단 ‘클린 인사혁신’단행

한국전력이 최근 부정·비위를 예방·차단하기 위해 보직 간부의 90%를 교체하는 ‘클린(Clean) 인사혁신’을 전격 단행해 공기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16일 자로 비리행위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는 36개 직무(계약관리, 자재 발주 등) 관련 업무를 맡은 지 1∼2년이 지난 팀장·차장급 이상 간부직원 227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선 대상자 가운데 단 14명만이 인사고충 등 특별 사유로 제외됐다. 직무 변경 77명(31.9%), 팀 이동 73명(30.3%) 등 대부분 간부들이 다른 일을 맡게 된 것으로 상당히 이례적인 조치라는 게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한전 창사 이래 12월 정기인사가 아닌 비정기 인사로는 가장 큰 규모다. 앞서 13일에는 감사실장, 자산관리처장 등 본사 처(실)장 5명에 대한 업무도 변경했다.

큰 폭의 간부 교체는 조환익 한전 사장이 비정상적인 업무나 비위에 연루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공직기강을 세우기 위해 조직 분위기를 일신할 것을 주문한 ‘공사 특별 쇄신 계획’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은 취임 후 “공정·투명한 문화개선에 90% 이상 중점을 둬야 한다”면서 “아무리 좋은 칭찬을 들어도 1∼2명의 부정·비리로 공사를 흔들어 놓으면 회복이 어려우며, 청렴 문화 정착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해 왔다.

한전 관계자는 “(조 사장이) 부정과 비위에 연루된 직원은 철저히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지위 고하와 비위의 경중을 떠나 엄벌하고, 소속 사업소장에 대해서도 엄중 문책할 것임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