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교육감직선제 폐지’ 심리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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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메이트 등 대안 논의” 새누리당도 전면 재검토

지난해 8월 교육감 직선제에 대해 위헌소송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심에서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은 만큼 소송 진행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교총은 전원 재판부에 회부된 이 소송과 관련 지난 3월 말 교육감 직선제 위헌 청구 이유 보충 서면자료를 제출하는 등 올 하반기부터 시작될 본격 심리에 대비하고 있다. 교총은 올 하반기 심리가 진행되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최종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총 소송대리인 전병관 변호사는 27일 “헌법 31조 4항에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이 명시돼 있다”며 “경쟁이 날로 심해져 교육감 선거가 과열되고 극단적인 당파 싸움으로 변질하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감 선거의 현실을 고려할 때 교육감 직선제는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보충자료로 교육감 직선제의 법리적 위헌성과 현실적 폐해를 구체적으로 적시해 헌재에 제출했다. 교육감 직선제의 법리적 위헌성으로 △대한민국만이 갖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헌법 제31조 4항) 부정 △헌법적 세 가지 가치(민주주의, 지방자치, 교육자주) 충족 어려움 △조령모개식 교육정책 운영으로 학생의 수학권, 학부모의 자녀교육권, 교사 직업수행의 자유(교육할 권리) 등 헌법상 기본권 침해 등을 들었다. 교육감 직선제의 현실적 폐해로는 △로또 선거, 깜깜이 선거, 실험·인기 영합적 공약 범람 △선거 과정 및 당선 후 각종 비리·부정 △교육감-교육부, 교육감-지방자치단체장 등 갈등과 민의 반영 실패 등을 제시했다.

새누리당도 교육감 직선제 문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는 “서울시교육감이 3번 연이어 선거법 위반으로 판정받고 정말 큰 문제”라며 “학생들의 교육에도 옳지 못하니 정책위에서 대책을 수립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원유철 정책위의장도 “현행 교육감 선출 방식에 대해 많은 문제점이 지적된 만큼 이번 판결을 계기로 현행 선출 방식에 대한 재검토 목소리가 커졌다”며 “당 정책위는 직선제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러닝메이트제를 비롯한 여러 대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조 교육감은 5월 1일쯤 1심 판결에 대한 항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조 교육감은 사건이 재판부에 배당되는 즉시 재판부에 공직선거법 250조 2항 허위사실공표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교총 등은 “본인이 신청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았는데 항소하는 것도 모자라 위헌심판까지 내는 것은 시간 끌기용 전략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신선종·정유진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