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추진 전술비행선 사업 결국 못뜨고 접나

서해5도 北공격 감시·정찰
연평도 포격도발 직후 추진

美측 야간실험 불허에 막혀
주관社 SKT “어렵다” 결론
방사청, 5년만에 포기 기로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직후 군이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던 전술비행선 사업이 미국 제작사의 재정악화와 미 정부의 야간 실험 불허 등의 벽에 부딪혀 착수 5년 남짓 만에 사업 포기의 기로에 서게 됐다. 사업 포기로 최종 결론이 날 경우 백령도·연평도 등 서해5도를 겨냥한 북한의 방사포와 장사정포 등에 대한 감시·정찰 전력 확보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전술비행선은 열기구 형태의 무인 비행선에 카메라, 레이더, 지상통제장비 등을 장착해 북한군의 동향을 24시간 감시하는 장비로 2012년까지 240억 원을 들여 전술비행선 2대를 도입할 예정이었다.

28일 방위사업청과 사업 주관사인 SK텔레콤 등에 따르면 올 3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1차 비행시험을 착수해 6월 말까지 백령도 등에서 기지수락검사까지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비행선 제작사인 미국 GNSS사의 재정 악화와 미 정부가 보안상의 이유 등으로 ‘14일간 24시간 연속 실험’을 불허함에 따라 실험에 착수하지도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지난 13일 현 상태로는 사업 수행이 사실상 어렵다는 내부 결론을 내리고 5월 초 실험 장소 변경과 실험 연기 등 최종 입장을 방위사업청에 통보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업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매우 어려운 입장”이라고 시인했다. 방사청은 SK텔레콤 측의 공문을 받아본 뒤 사업 일정 수정 또는 포기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SKT 텔레콤 측은 시험평가를 위한 자금을 GNSS사에 지원해 정상적으로 납품하더라도 하자보증(2년) 및 후속 군수지원(20년) 등의 문제점이 발생, 적절한 조치가 곤란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2013년 9월 사업 포기를 선언한 JDC사로부터 계약을 인수했으며, 그해 12월 5일 기지수락검사 중 결함으로 비행선 추락 사고가 발생하자 비행체를 완전히 새롭게 제작했다. SK텔레콤이 사업 포기를 최종 통보할 경우 계약이행보증금 14억 원 및 이미 지급된 121억 원 등 모두 135억 원에 대한 대금 환수 등 행정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