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이어 남편마저 치매 … 돌보는게 가족 도리죠”

‘어버이날 효행상’이복희씨

“대소변 받으며 고된 생활
2년전 요양사 자격증도 따”

서울시 45명 표창장 수여

“병든 시어머니와 남편을 돌보는 것은 가족된 도리로서 당연한 일인데 큰 상까지 주시니 더욱 힘이 납니다.”

8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1가 서울시청에서 진행된 서울시 대표 효행자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시민 이복희(여·66) 씨는 “혼자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남편을 돌보면서 솔직히 많이 힘에 부칠 때도 있었지만 이번에 고생을 이해받은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시는 제43회 어버이날을 맞아 시 대표 효행자, 장한어버이, 노인복지 기여단체 등 45명을 선정해 서울시장 표창을 시상했다.

이날 이 씨는 각각 40여 년 전과 10여 년 전에 치매가 발생한 시어머니와 남편을 극진히 돌본 공을 인정받아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그는 “시어머니와 남편이 간혹 치매가 악화할 때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의심도 심했지만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묵묵히 견뎌왔다”며 “가족들을 더 잘 돌보기 위해 2013년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딴 만큼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체6급 장애인에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고령의 아버지를 극진히 모신 정동선(68) 씨도 효행을 실천한 점을 평가받아 상을 받았다. 정 씨는 본인의 몸이 불편하지만 5년 동안 날마다 직접 식사 수발을 하고 운동을 챙기는 등 아버지를 극진히 모셔 많은 지역 주민들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그는 “아버지를 모시고 동네 목욕탕과 이발소에 갈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내에서 아동지킴이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많은 주민으로부터 칭송을 받고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개인택시 기사 박영길(62) 씨도 평소 교통법규를 잘 지키며 저소득 독거노인들에게 무료로 택시서비스를 제공한 점을 인정받아 효행상을 수상했다. 박 씨는 “택시기사로서 시민의 손과 발이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봉사를 해왔는데 상까지 주신 만큼 더 친절하고 안전하게 승객들을 모시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종말(여·74) 씨는 행상을 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운 점을 인정받아 장한어버이상을 받았다. 김 씨는 첫째 딸과 둘째 아들을 각각 한의사와 한약사로 길러냈다. 서울대를 졸업한 셋째 아들의 경우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됐지만 김 씨의 헌신으로 심리적·육체적 평안을 되찾고 있다고 시 관계자는 전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