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너지정책 대전환 여파>美 경제 회생 가속도… ‘슈퍼파워’ 유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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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100% 자립정책 추진
중동지역 전략적 중요도 축소
경제·안보 두마리 토끼 잡기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4년 만에 다시 북극해 유전개발을 전격 승인해 에너지 자립을 위한 발걸음을 본격적으로 내딛고 있다.

미국은 셰일가스 개발과 대서양 연안 유전개발에 이어서 북극해에서도 석유 및 천연가스 시추에 나서면서 글로벌 패권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 안보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북극해에서 대대적인 유전개발이 이뤄지면 중동지역의 전략적 중요성도 상대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오바마 행정부의 알래스카 북서쪽 연안의 추크치해 유전개발 승인은 미국 경제 회생 가속화와 중동지역 원유 의존도를 줄이려는 경제와 안보의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한 결정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북극해 유전개발 승인은 2011년 8월 알래스카 북쪽 뷰포트해 탐사유정 시추 허가 이후 두 번째 조치로 앞으로 북극해에서는 유전개발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허가를 받은 다국적 석유기업 로열 더치 셸은 2012년 9월 뷰포트해에서 원유 유출 방지를 위한 오염물질 차단돔 훼손으로 시추 계획을 연기했지만 3년 만에 다시 추크치해로 돌아오게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에너지 100% 자립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떠오르는 중국의 추격을 원천 봉쇄하고 미국 경제가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에너지 자립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중동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유가 급등에 따른 경제 충격을 피하기 위해서도 미국 내 원유 자원을 개발해야 한다는 논리다. 공화당 역시 유전개발을 적극 찬성하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제임스 김 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에너지 관련 리포트에서 “미국의 여론은 언제나 석유개발을 지지해 왔다”면서 “대서양 연안 유전개발을 비롯한 원유자원 개발은 오바마 행정부가 의회와의 대립을 피하면서 타협을 취하는 정책”이라고 밝혔다.

북극해에는 지구의 미개발 원유 자원의 20% 정도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오바마 행정부는 올해 1월 사상 처음으로 미국 동부 대서양 연안에서 50마일(약 80㎞) 외곽에 위치한 외변 대륙붕(OCS)에서 오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원유 채굴도 허용했다.

대서양과 북극해에서 동시에 유전개발이 이뤄질 경우 미국 경제는 대호황을 맞는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유가 하락으로 소비 여력이 늘어나 ‘검은 황금’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업계는 알래스카 지역의 북극해에는 270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셸은 지금까지 북극해 유전개발에 6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날 오바마 행정부의 추크치해 유전개발 허용으로 당장 올여름부터 시추선 ‘노블 디스커버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예상되는 환경운동단체들의 유전개발 반대를 철저한 ‘환경안전기준’ 마련을 통해 설득해 나간다는 방안을 세워놓고 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