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y >선진국의 정책 사례… 日 청년 취농촉진 자금지원법 제정

양호한 정주기반 마련때 인구 늘어

귀농·귀촌 문제는 우리보다 앞서 많은 선진국들이 경험한 문제 중 하나다. 농촌의 인구 증가 여부와는 상관 없이 단순하고 고요한 삶에 대한 갈망, 내면적 풍요함 등과 ‘탈근대적 가치’에 기초한 농촌으로의 이주는 지금도 다수 선진국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여러 선진국들은 이미 1970년대에 농촌으로의 순유입이 우세한 ‘역도시화’를 경험한 바 있다. 그 이후에는 각국의 경제 여건 등에 따라 농촌 인구 추이에 차이를 보여왔다. 1980년대는 이전의 역도시화 추세가 다시 역전돼 ‘향촌(向村)형 인구이동’이 둔화되거나 도시로의 인구이동이 우세해졌다.

1990년대에는 일관된 패턴 없이 국가별로 차이를 나타냈는데 영국, 캐나다, 이스라엘, 뉴질랜드, 스위스, 아일랜드, 스페인 등에선 2000년대 이후에도 농촌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일본, 프랑스, 네덜란드 등은 오히려 농촌 인구가 감소했다.

우리나라도 도시의 주거비용, 고용 불안정, 소득 감소 등 압출요인 때문만이 아니라 도시와 구별되는 농촌만의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귀농·귀촌을 선택하는 흐름이 꾸준히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양호한 정주 기반을 갖춘 동시에 도시민이 농촌에서 추구하는 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 농촌 지역일수록 귀농·귀촌 목적지로 떠오를 수 있다. 실제로 선진국에서도 자연환경, 기후, 수자원, 문화·역사자원 등이 풍부한 곳일수록 인구가 증가하는 등 농촌 인구 변화가 지역별로 편차를 보였다.

결국 국가적으로 귀농·귀촌 추세를 이어가려면 농촌 특성을 살린 일자리를 개발하고 자연환경, 문화, 전통과 같은 가치를 보전·활용하는 등 농촌 지역의 흡입요건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귀농인이 농촌 이주 후 2∼3년 동안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영농에 종사하며 농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영농자금 융자, 이사비용 지원, 단기 교육훈련 등으로 짜인 ‘인구 유치’ 중심 정책 패키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일본의 경우, ‘청년 등의 취농 촉진을 위한 자금의 대부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한 바 있다. 젊은 연령대의 취농 희망자에게 지역의 농업법인에 일정 기간(1년 이상) 취업해 연수를 받고, 취농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조건으로 취농 준비자금을 지원하는 ‘후계농 육성 정책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에선 ‘영 파머스 다이렉트 페이먼트(Young Farmers’ Direct Payment)’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세대의 농촌 정착을 유도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