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6.17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북리뷰
[문화] 게재 일자 : 2015년 05월 15일(金)
마르크스와 아내 그리고… 혁명 이전 사랑이 있었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사랑과 자본 / 메리 게이브리얼 지음, 천태화 옮김 / 모요사

국내에서 스테디셀러였던 ‘사랑의 기술’,‘자유로부터의 도피’ 등의 저자인 에리히 프롬(1900∼1980)은 말랑말랑한 에세이스트 정도로 아는 독자가 많고 실제 책도 그런 식으로 팔렸다. 하지만 프롬은 마르크스주의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결합해 현대를 분석한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핵심 멤버였다. 그는 1961년 ‘마르크스의 인간 개념’(‘에리히 프롬, 마르크스를 말하다’로 2007년 국내 출간)이란 책을 냈다. 프롬은 당시까지도 마르크스가 인간과 소외, 해방 등에 관해 철학적 개념을 정리한 ‘경제학·철학 수고’(1844년 첫 출간)가 영어로 번역되지 않아 영어권 세계에는 알려지지 않았다는 믿기지 않는 언급을 한다. 사후 80년이 되도록 ‘무지’ 속에서 질타와 숭배의 극단만 존재했던 마르크스에 대한 왜곡을 프롬은 바로잡고자 했다.

문자화돼 있는 이론이 이럴진 데, 인간 마르크스에 대한 곡해는 말할 것도 없었다. 그 반동으로, 동유럽권 붕괴 이후 서구에서 마르크스의 민얼굴을 다룬 연구들은 적지 않게 나왔다. 로이터통신의 베테랑 저널리스트 출신이자 작가인 메리 게이브리얼이 지은 ‘사랑과 자본’은 기존 연구서들과는 또 다른 안목을 준다. ‘카를과 예니 마르크스, 그리고 혁명의 탄생’이란 부제가 말해주듯, 마르크스와 그의 아내 예니, 그리고 성년기까지 살아남은 세 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르크스와 예니는 자식 7남매 중 넷을 빈곤과 질병으로 잃었고, 성인까지 살아남은 세 딸 중 둘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저자가 책을 쓰게 된 계기도 두 딸의 자살 기사를 접한 것이었다. 이들 ‘마르크스의 여인들’의 생을 복원하고자, 저자는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마르크스의 가족구성원들이 서로 간에, 각자의 지인 간에 주고받은 수천 페이지의 편지를 모으는 일부터 했다. 그 대부분은 모스크바의 기록보관실에 있었고 영어로 출간된 적이 없었다. 수많은 편지를 연대순으로 묶어 읽어내려가자, ‘마침내 그들의 일상적인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가무잡잡한 외모로 나중에 무어인(Moors)이란 별명이 붙는 보잘것없는 마르크스와 프로이센 남작의 딸로 미모에 대한 찬사를 한몸에 받던 예니의 만남은 그 자체가 운명과도 같다. 마르크스는 평생을 ‘경제의 우위성’을 강조하는데 보냈지만, 정작 자신의 경제사정과 관련해선 만성적으로 무책임한 모습이었다. 예니는 빚쟁이들에게 돈을 갚기 위해 전당포를 전전하며 인생을 보낸다. 하지만 세상을 바꿀 남편의 능력과 의지를 믿고 끝까지 지지해준다. 딸들 역시 평생의 가난을 모면할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아버지를 사랑하고 존경했고, 함께할 혁명가와 결혼하며 마르크스와 예니의 삶을 따른다. ‘자본론’은 이들 가족의 지원과 희생이 없이는 나올 수 없었음을 저자는 자세한 기록을 통해 보여준다. 2011년에 나온 이 책은 ‘전미도서상’ 최종작으로 선정됐고, 2012년에는 퓰리처상 전기 부문 최종작으로 지명됐다.

엄주엽 기자 ejyeob@munhwa.com
e-mail 엄주엽 기자 / 문화부 / 부장 엄주엽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이강인 또 이강인, 스페인 언론도 온통…“1군이냐 임대냐..
▶ 50代 판사, 법원서 판결직후 심장마비로 ‘사망’
▶ 檢 “올것이 왔다”… 검사장급 이상 20여명 줄사퇴 가능성
▶ 도봉 1500만원·강동 1200만원… 김제동 강연료 ‘갈수록 태..
▶ ‘3기 신도시로 1억 빠졌다’던 일산 아파트, 실거래가 들여..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 술렁이는 檢19~23기 현직 검사장 29명중19~21기는 대부분 옷 벗을듯22·23기 상당수는 잔류 고민수사권 조정 구심점 잃을 우려靑 대대..
ㄴ “검찰 사망의 날” vs “개혁 완수 기대”…법조계 반응 ‘극과극’
ㄴ ‘전쟁터’ 될 인사청문회… 야권 “기승전 尹” 강력 반발
50代 판사, 법원서 판결직후 심장마비로 ‘사망’
도봉 1500만원·강동 1200만원… 김제동 강연료 ‘갈..
“일부 연예인 병사 휴가, 일반병사의 최대 2배”
line
special news 전설들도 따돌린 류현진…개막 후 14경기 ERA ..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다저스 전설의 투수들을 따돌리고 또 한 번 미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

line
金 “하노이회담 목적은 核보유국 인정받기” 지침 軍..
정치세력화 親朴…‘박근혜 사면’이 변수
정정용 “아직 어린 선수들 대신 비난은 제가 받겠다..
photo_news
음주운전 삼성라이온즈 박한이 벌금 100만원 ..
photo_news
4700억원짜리 세계최대 항공기 …공중발사대..
line
[정준모의 미술동네 설설]
illust
오페라처럼 표현한 기후변화 위기… 훈계보다 더 큰 공감
[인터넷 유머]
mark정치인과 노조의 공통점 mark아인슈타인의 직업
topnew_title
number 고흥 바닷가서 40대 여성, 양손 묶여 숨진 채..
‘입장거부·성희롱’…방탄소년단 팬미팅 소동..
‘3기 신도시로 1억 빠졌다’던 일산 아파트, 실..
중국은 미국을 이길 수 없다
슬금슬금 오르는 서울 집값… ‘바닥’ 찍었나
hot_photo
소지섭, 61억원 빌라 매입···“신혼..
hot_photo
비아이 마약폭로 한서희 “악플·루..
hot_photo
개그맨 류담, 4년 전 이혼···“서로..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