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캠퍼스 이전 ‘희비’… 지역 → 수도권 ‘喜’, 서울 → 지역 ‘悲’

청운대·경동대·예원예술대
수요맞춘 실속형 전략 성공

대학들이 5∼6년 전부터 시설 확충 등을 위해 캠퍼스의 수도권(경기, 인천) 이전을 적극 추진 중이나 서울 소재 대학들은 잇따라 실패한 반면 지역 대학들은 성공하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5일 인천시, 하남시 등에 따르면 중앙대는 지난 2010년부터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2지구 내 99만5781㎡ 규모 부지로 병원 등 일부 시설을 이전하기로 하고 인천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부동산경기침체,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최근 이전을 포기했다. 중앙대가 하남시 하산곡동의 전 미군기지 ‘캠프 콜번’에 추진하던 캠퍼스 이전 사업도 대학 측과 하남시가 캠퍼스 부지를 제외한 나머지 땅에 대한 주택 개발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다 2012년 백지화되고 말았다. 이화여대도 지난 2006년부터 파주시 월롱면 영태리 반환 미군기지 캠프 에드워드와 인접한 국유지 28만9000㎡에 교육·연구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다가 비싼 땅값 등을 이유로 지난 2011년 포기했다.

이처럼 서울 소재 대학들이 잇따라 캠퍼스 이전에 실패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충남 홍성군에 기반을 둔 청운대는 인천 남구 도화동 전 인천대 부지에 제2캠퍼스를 설립, 2013년부터 매년 신입생 350명을 받고 있다.강원 고성군에 본교가 있는 경동대 양주캠퍼스도 양주시 고암동에 스포츠마케팅, 디자인, 유아교육, 토목공학, 도시공간디자인 등 5개 학과(신입생 300명)를 갖추고 지난해 개교했다. 이밖에 전북 임실군에 있는 예원예술대는 지난해 양주시로, 충남 금산군 소재 중부대는 지난 2013년 고양시로 각각 진출했다.

이처럼 희비가 엇갈리는 이유는 서울 소재 대학들은 처음부터 대규모의 이전 프로젝트를 시도하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직격탄을 맞거나 자금난에 시달린 데 반해, 지역 소재 대학들은 직장인들의 야간 강좌 수요, 전문대급의 교육 수요 등에 맞춰 실속형 이전을 추진한 게 주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서강대는 남양주시가 중앙선 양정역세권 인근 176만6000㎡를 개발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제출한 그린벨트 해제안이 최근 심의를 통과함으로써 일대 28만㎡ 규모 부지에 캠퍼스를 조성하는 계획을 가시화하고 있다. 또 서울대도 오는 2018년 시흥에 외국인 학생을 위한 글로벌캠퍼스를 설립하기 위해 오는 7월쯤 시흥시와 실시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천 = 이상원·의정부 = 오명근 기자 y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