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국회 보도에 새겨진 뚜렷한 방향지시 표시와 달리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실패 등으로 만신창이가 된 국회는 갈 길을 잃은 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지방선거 출마자 후원금
1위 박대해 1억4650만원
1000만원이상 후원자 5명
2010년 재임중 공천받아
이완구·홍문종·홍준표 등
성완종 리스트 인사 상위에
김기춘 의원때 고액후원 9명
9명중 6명 공천… 5명 당선
고액 후원자 명단과 지방 선거 출마자 명단을 비교한 결과, 유력 정치인이나 해당 지역 국회의원에게 고액 후원금을 낸 지방 정치인 가운데 상당수는 당의 공천을 받았고, 당선까지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지방 선거의 공천권을 놓고 불법적인 공천 헌금이 오가는 경우가 근절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방 정치인의 고액 후원금은 공천을 생각한 대가성 후원금이란 의구심을 살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지방선거 출마자로부터 받은 고액후원금 순위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한 박대해(부산 연제) 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단 한 차례만 의정생활을 하면서 5년간 1억4650만 원의 후원금을 모았다. 박대해 전 의원은 서원조 전 한나라당 부산시당 부위원장으로부터 2500만 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김수영 전 연제구의장(1950만 원), 이삼수 전 연제구의원(1500만 원), 최홍찬 전 한나라당 중앙위원(1410만 원), 박기홍 전 연제구 의원(1350만 원) 등에게서 1000만 원 이상의 후원금을 받았다. 이 전 의원, 김 전 의장, 최 전 중앙위원은 2006년 지방선거까지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박대해 전 의원이 재임하던 2010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았다. 서 전 부위원장과 박기홍 전 의원은 2010년에 공천을 받아 첫 선거를 치렀다.
박대해 전 의원에 이어 연제구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은 지방 정치인 4명으로부터 1000만 원 이상의 후원금을 받았다. 안재권 부산시의원(연제구)이 2340만 원을 냈고, 정경규 전 연제구 부의장(1940만 원), 이삼렬 전 연제구의장(1080만 원), 이위준 연제구청장(1000만 원) 등이 후원금을 냈다. 안 의원은 공교롭게도 박대해 전 의원이 재직 중이던 2010년에는 공천을 받지 못했고, 김희정 의원이 지역구 의원으로 있던 2006년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공천을 받았다.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지낸 공성진 전 의원은 김현기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300만 원, 서정숙 전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150만 원, 김승돈 전 서울 강남구의원으로부터 880만 원, 이재창 전 강남구의장으로부터 600만 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박대해 전 의원(1위), 김희정 의원(4위), 공 전 의원(5위), 최구식 전 의원(12위)은 후원자들이 적금 붓듯 매달 일정 금액을 후원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는 국회의원(서울 동대문을) 시절 자신의 지역 정치인들인 박용화 전 동대문구의원(1000만 원), 황보희득 전 동대문구의원(800만 원), 신재학 전 동대문구의장(400만 원), 남궁역 전 동대문구의원(500만 원)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 이들은 홍 지사가 지역구 의원으로 있을 당시 지방선거 공천을 받았다.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이완구 전 총리는 재·보궐 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첫해인 지난 2013년 한 해에만 지방선거 출마자로부터 2000만 원을 받아 그해 1위를 기록했다. 2014년에는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1990만 원으로 2위, 이 전 총리가 1500만 원으로 3위에 올랐다. 2013∼2014년 이 전 총리에게 후원금을 낸 5명 중 3명이 2014년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았고 그 중 2명이 당선됐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경남 거제 의원으로 있던 2005∼2007년 9명으로부터 후원금 4260만 원을 받았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9명 중 6명이 공천을 받았고 5명이 당선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이 있던 해인 2007년과 2012년 고액후원금을 받았다. 그러나 자신의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군 출신 정치인으로부터 받은 고액후원금은 없었다.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서병수 부산시장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종로구청장으로 출마(무소속)한 남상해 하림각 대표가 각각 2000만 원씩 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07년 대선 당시 지방선거 출마자 4명으로부터 각각 1000만 원씩 4000만 원을 받았다.
정동영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은 2006∼2012년 자신의 지역구(전주 덕진)에서 활동하는 지방 정치인인 김종철 전주시의원으로부터 840만 원, 박종윤 전 전주시의장으로부터 200만 원을 받았다. 이에 대해 후원금을 낸 당사자들과 후원금을 받은 정치인들은 “후원금은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이 없으며, 공천 심사는 지역 시·도당의 공천관리위원회를 통해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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