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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게재 일자 : 2015년 05월 21일(木)
獨, 그칠 줄 모르는 ‘과거사 사죄’
“1904~1908년 ‘프로이센 제국’ 식민지 학살도 반성합니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동독 공산정권에 의해 파괴된 지 70여 년 만인 2019년 재건되는 독일 베를린의 프로이센 황궁 이미지. 문화일보 자료사진
2019년 완공될 프로이센 황궁
‘제국주의 반성’ 전시공간 마련

“유물 전시관에 그치지 않을 것”
阿 부족 수만명 학살-생체실험
‘추악한 만행’도 숨김없이 담아


오는 2019년 재건되는 독일 베를린의 프로이센 황궁(공식 명칭은 ‘훔볼트 포룸’)에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식민지에서 독일이 저질렀던 학살과 과오를 반성하는 전시공간이 들어선다.

영국 가디언은 독일 정부가 무려 6억 유로(약 7330억 원)를 들여 황궁을 재건하면서, 과거의 영화를 되살려내는 데에만 매달리지 않고 제국주의 시대의 과오까지도 있는 그대로 담아내겠다는 자세를 나타내 호평받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번에 재건되는 프로이센 황궁은 1945년 연합군의 폭격과 1950년 동독 공산정권에 의해 파괴돼 자취도 없이 사라졌던 것으로, 10년이 넘는 뜨거운 논쟁 끝에 2013년 4월 첫 주춧돌을 놓으면서 재건공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베를린 중심가에 서 있던 황궁은 1451년에 1차 완공됐고, 18세기 중엽쯤 최종적으로 완성됐다. 당초에는 브란덴부르크 제후의 거처였다가 1871년 독일 통일 이후부터 1918년까지 프로이센 황제의 궁으로 사용됐다. 제국이 무너진 이후 바이마르공화국과 나치 체제하에서는 미술관으로 바뀌었지만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폭격과 공산정권에 의해 완전히 파괴됐다. 재건되는 황궁은 이탈리아 건축가 프랑코 스텔라가 디자인했으며, 3개 면은 오리지널 황궁의 바로크 양식을 그대로 재현하고 나머지 한 면은 콘크리트와 유리를 사용해 현대적인 감각을 담아낼 예정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헤르만 파칭거 프로이센 문화유산재단 이사장은 최근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황궁 박물관이 독일판 ‘뮈제 뒤 케 브랑리(Musee du Quai Branly)’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뮈제 뒤 케 브랑리’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아프리카·아시아·오세아니아 유물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이다. 파칭거 이사장은 뮈제 뒤 케 브랑리가 비유럽 지역의 다채로운 유물을 전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제국주의 시대에 프랑스가 저질렀던 과오를 ‘완전히 삭제’해 버렸다고 비판했다. 3인 체제로 이뤄진 황궁 박물관 관장 중 한 사람인 그는 “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 때문에 독일의 제국주의 역사가 완전히 잊어져 버렸다”면서 “독일 제국주의 시대에 (식민지에서) 중대한 일들이 벌어졌다”고 강조했다.

파칭거 이사장이 언급한 ‘중대한 일’ 중 하나가 1904∼1908년 프로이센군이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봉기를 일으킨 나마족과 헤레족 수만 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살아남은 나마족과 헤레족은 강제수용소로 보내져 생체실험을 당했다. 독일 정부는 나미비아에 식민통치 역사를 사과하기는 했지만, 학살행위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역사가들은 ‘나미비아 학살’을 ‘20세기 최초의 인종학살’로 규정하면서, 그로부터 30년 후 나치 체제하에서 자행된 홀로코스트와의 유사성에 주목하고 있다. 프로이센군은 1905∼1907년 탄자니아에서도 마지마지족 봉기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무려 7만5000명을 학살했다.

위르겐 지머러(역사학) 함부르크대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독일 제국의 역사가 (다른 유럽국에 비해) 짧기는 해도 제3제국(나치 체제)의 역사보다 3배나 길다. 우리가 나미비아 학살을 직시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터키에 아르메니아 학살을 인정하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며 프로이센 제국의 영화뿐만 아니라 추악한 만행까지도 담아내겠다는 황궁 박물관 지도부의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탄자니아국립박물관의 큐레이터 플라워 마니스 역시 “옳은 방향”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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