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 정부+한심 국회+면피 공무원… 경제 가라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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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부문 구조개혁 성과 없어
정부, 주도권 잃고 ‘몸사리기’

공무원들도 책임회피만 급급

‘무능한 정부, 한심한 국회, 면피에 급급한 공무원들의 합작품!’

2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사실상 2% 후반으로 낮춘 것을 계기로 한국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까지 경제성장률이 2%대 후반에 머물 경우 우리나라가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한 1962년 이후 처음으로 4년 연속 잠재성장률(3% 중반)을 밑도는 미증유(未曾有)의 사태가 현실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 경제는 대내외 위기를 맞아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한 적도 많지만, 1∼2년 안에 회복하는 저력을 보여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2009년 성장률이 0.7%로 추락했지만 2010년에는 6.5%의 고성장세로 돌아섰고, 1997년 외환위기 시절에도 1998년 -5.5%까지 추락했던 경제성장률이 1999년에는 11.3%로 회복됐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대내외 위기가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상황이 4년이나 이어지고 있다. 경기는 침체와 호황을 주기적으로 겪는다. 그러나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이 4년이나 이어진다는 것은 한국 경제의 구조 자체에 심각한 ‘이상 징후’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도 이 같은 사실을 간파하고 그동안 노동시장, 공공, 금융, 교육 등 4대 부문 구조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까지 직접 나섰지만, 지금까지 성과는 전무한 실정이다. 노동시장 개혁은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 속에서 무산됐고, 공공 부문 개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공무원연금 개혁도 여·야 정치권의 ‘야합(野合)’으로 국회에서 ‘변질’됐는데, 그나마 뜬금없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연금가입기간 평균소득대비 연금수령액) 인상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회 통과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진 1차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본다. 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정부가 이해당사자들의 돌팔매질을 받고, 당장은 지지율이 떨어지더라도 책임을 지고 구조 개혁에 나서야 하는데, 몸을 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하르츠 개혁’처럼 정부가 주도권을 갖고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 구조 개혁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정부 부처 내에서도 과거에 소신 있던 경제 부처 공무원들도 요즘에는 책임 회피에만 급급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쟁에 허송세월 중인 국회는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한국 경제는 빈사 상태에 빠져 있는데 경제활성화 법안은 벌써 몇 년째 국회에서 썩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회가 과연 국민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수립하거나 조율할 만한 능력과 자질,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근본적으로 따져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해동·박수진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