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등 압박성 전망… 韓銀 추가 금리인하 고심

韓銀, 가계부채 급증 고민

한국 경제가 장기 저성장 늪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국내외 경제예측기관들에서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있어야 올해 성장률 3%를 달성할 것이라는 ‘압박성 전망’을 내놨고, 국제통화기금(IMF)도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압박이 높아지면서 한국은행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요구하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KDI는 20일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0%로 낮췄다.

IMF도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IMF는 지난 13일 우리 정부와의 연례협의 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3.1%로 낮추면서 통화 완화 정책을 조언했다. IMF는 “경기 회복 신호가 명확하지 않으면 저인플레이션이나 내수 침체 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고려해야 한다”며 “(한국은) 통화 완화 정책을 할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요구가 높지만 한은은 최근 급증세인 가계부채로 인해 운신의 폭이 좁다. 이미 기준금리는 연 1.75%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2009년 2월∼2010년 6월) 2.00%보다 낮다.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4월 사상 최고치인 8조50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가계부채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5월 기준금리 동결 배경 중 하나로 가계대출의 증가세 확대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내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경제지표 흐름이 추가 인하 여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