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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5년 05월 22일(金)
‘자신만의 행복’ 찾아 호주로 떠나는 사회초년병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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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 장강명 지음/민음사

‘돈 많으면 한국만큼 살기 좋은 나라가 없다’는 말은 반대로 ‘돈 없으면 사는 게 참 비루한 곳이 한국’이란 소리일 게다. 꼭 돈뿐이랴. 우리 사회에는 학벌, 지역, 인종, 집안, 직업 등으로 인한 수많은 차별이 존재한다.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의 도태는 ‘덜 평등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초년생은 하루하루 자신의 한계를 알아가는 게 일이다. ‘엄마 친구 아들’ ‘아빠 친구 아들’ ‘부녀회장 딸’, 사람 기 죽이는 경쟁자는 무궁무진하다.

여기, 그런 한국이 싫어서 호주로 이민을 떠난 소설의 주인공 계나가 있다. 20대 후반 여성인 그녀는 나름 ‘인 서울대’를 나와, 이름깨나 있는 종합금융회사 신용카드 승인팀에서 3년간 일했다. 하지만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아현역에서 역삼역까지 지하철 2호선에 몸을 끼여 넣고 출근해 톱니바퀴의 부속물처럼 단순 업무를 반복하는 일상은 삶의 행복과 거리가 멀었다. 집은 가난했고 월급은 적었으며 무엇보다 자신은 한국에서 경쟁력이 없는 인간이었다. 치열하게 목숨 걸고 하지 못하고, 물려받은 것도 없고, 명문대를 나온 것도 아니고, 김태희처럼 생긴 것도 아니라는 게 그녀의 자가 진단.

그렇다면 호주에서는 달랐을까. 언어 장벽, 인종 차별 등 호주에서의 생활 역시 순탄치 않다. 거주지는 아파트에서 10명이 함께 사는 ‘닭장 셰어’를 벗어나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사건들로 그나마 모은 돈도 거의 잃는다. 타인과 비교하는 문화, 일에 매몰된 삶은 없지만 호주는 한국에서는 겪지 않아도 될 다른 종류의 수모를 선사한다.

사실 계나가 원하는 것은 굉장한 성공이 아니다.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좋은 직장에 다니면서 때때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경제적 기반과 여유가 있으면 된다. 하지만 실패다. 이 조건을 들은 많은 사람도 ‘어디 그게 쉽나’란 생각부터 할 듯싶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이 평범한 삶이 결코 평범하지 않은 곳이 돼버렸다. 이는 한국만의 일도 아니다. 소설은 스스로 비교와 차별의 논리를 들이미는 계나의 모습을 보여주며 모순적인 인간상도 고발한다.

기자 출신인 저자는 호주 유학생들을 인터뷰하고 각종 유학 정보 사이트와 관련 도서를 취재해 소설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계나가 1인칭 시점에서 마치 친구에게 수다를 떨듯 말하는 전개 방식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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