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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5년 05월 22일(金)
잡스 넘어선 혁신 아이콘 몽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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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론 머스크(오른쪽)는 오랫동안 로봇에 관심을 기울여 왔고 새 기계를 평가하는 것은 그가 스페이스 엑스와 테슬라 모터스 공장에서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다. 스티브 저벳슨·김영사 제공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 애슐리 반스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억만장자, 영화 ‘아이언 맨’의 실제 모델, 미모의 배우 탈룰라 라일리와 두 번에 걸친 결혼과 이혼, 2013년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세계 100대 인물, 2013년 포천이 선정한 올해의 비즈니스 인물 등 이 사람을 수식하는 말들은 화려하다. 때로는 선정적이다.

이 사람은 누구인가. 일론 머스크다. 미국 전기자동차회사인 테슬라 모터스, 로켓과 우주선의 개발 및 발사를 통한 우주 수송을 하는 스페이스 엑스 그리고 태양광 설비 리스 회사인 솔라시티를 창업한 인물로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스타 최고경영자(CEO)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후 과연 누가 제2의 잡스가 될 것이냐를 두고 말들이 많았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나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등을 떠올렸다. 한데 이제는 혁신적인 미래 사업, 꿈과 도전이라는 아이콘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일론 머스크를 손꼽는다. 2012년 스페이스 엑스가 우주 정거장으로 화물 배송에 성공하고 테슬라 모터스가 100% 전기자동차인 모델S를 출시해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잡스를 넘어섰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아직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그를 두고 제2의 잡스 운운하는지 궁금한 이들을 위해 반가운 책이다. 과학기술 작가인 애슐리 반스가 2년 동안 머스크의 가족과 친구, 동료 등 3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나 취재한 결과를 토대로 집필해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그의 속내와 경영철학을 살필 수 있다.

아프리카 출신인 머스크는 소프트웨어 회사 ZIP2, 온라인 및 이메일 결제회사 페이팔 등을 창업하고 매각하며 억만장자가 되었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익숙하게 들어온 스토리다. 한데 머스크는 갑부가 된 이후 익숙한 길로 가지 않았다. 전혀 엉뚱한 일들을 벌이기 시작했다. 2002년 로켓 엔지니어 톰 뮬러와 함께 만든 스페이스 엑스만 해도 상상 이상이다. 우주 사업은 워낙 자본이 많이 들어 민간 기업이 감히 손댈 수 없는 분야였다. 그러나 머스크는 다르게 생각했다. 스페이스 엑스의 사명을 우주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사가 되는 것으로 잡았다. 그때까지는 ‘혼다 어코드급 로켓이면 발사에 성공할 수 있는데도 매번 페라리급 로켓을 만드는’ 식으로 필요 이상으로 최대 성능을 지닌 비싼 로켓을 만들었다. 머스크는 싸고 신속하게 생산한다면 군대, 국가, 기업의 수요는 분명 있다고 판단했다. 처음에는 항공우주산업의 조롱거리였던 스페이스 엑스는 이제 낮은 가격을 경쟁력으로 매달 1회 로켓을 발사한다. 회사와 국가에서 위탁받은 위성을 운반하고 우주정거장에 화물을 전달한다. 위성으로 옥수수 수확 적기를 알고 싶거나 주차한 차들을 통해 쇼핑 수요를 계산하고 싶은 기업을 위해 일한다. 여기서 끝이면 머스크가 아니다. 스페이스 엑스는 20년 내에 화성 식민지 개발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테슬라 모터스의 전기자동차도 비슷하다. 전기자동차는 1873년 가솔린 자동차보다 먼저 제작되었으나 실용화하기에는 배터리가 너무 무겁고 충전이 문제였다. 오랫동안 과학영화에 등장하는 꿈속의 자동차였다. 그러나 머스크는 전기자동차를 대중화했다. 누구나 탐을 낼 만한 고급 세단 ‘테슬라 모델S’는 설마 전기자동차가 이 정도일 줄이야 하는 탄성을 자아낸다.

‘인류를 우주에 거주할 수 있게 만드는 것, 사람이 화성에 사는 것’이 목표라는 머스크는 몽상가가 맞다. 하지만 좋은 의도를 지닌 몽상가이며 테크노 유토피아 신봉자이다. 이 책은 머스크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는 몽상에 불과했던 일들이 어떻게 현실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한 이들이 읽어야 한다. 그는 현실에 뿌리를 내린, 관련 지식이 탄탄한 몽상가다. 또 원대하고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는 경영자다. 잡스도 그랬지만 돈이 아니라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위해 일한다. 그래서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설정하고 사명감을 가지고 추진한다. “저커버그가 사람들이 아기 사진을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 한다면, 머스크는 인류가 자초하거나 우발적으로 멸망하지 않도록 구원의 손길을 내밀고 싶어 한다.” 이것이 머스크의 성공 비결이다. 머스크가 꿈꾸는 일들은 아직도 먼 미래 같지만 스페이스 엑스와 테슬라 모터스의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그의 꿈은 곧 현실이 될 듯하다. 비즈니스맨이라면 머스크가 화성행 티켓을 팔기 전에 그를 만나야 할 것이다.

한미화 <출판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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