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선진화법 찬반 팽팽… 찬성 41% vs 반대 42%

“좋은 영향” “아니다” 32% 같아

여야의 몸싸움과 다수 여당의 법안 날치기 처리 횡포 등 국회의 ‘동물국회’ 악습을 근절하기 위해 도입한 국회선진화법이 최근 국회를 ‘식물국회’로 전락시켰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여론은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 야당이 선진화법을 악용해 쟁점법안과 다른 법안들을 연계할 경우 국회 기능이 마비되는 현실에 대한 부정 평가와 함께 야당의 동의 없이는 여당이 독단적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없게 된 것에 대한 긍정 평가가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막을 수 있어 찬성한다’는 의견과 ‘여야 합의가 안 되면 법안 처리가 어렵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각각 41%, 42%로 팽팽하게 맞섰다. 16%는 판단을 유보했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새누리당 지지층은 찬성(35%)보다 반대(49%)가 많았고,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은 찬성(54%)이 반대(39%)를 앞섰다.

새누리당이 야당이 국회선진화법을 악용해 민생법안을 ‘발목’ 잡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국회선진화법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법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은 국회법 정상화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해 지난 1월에는 국회선진화법 일부 조항이 국회의원들의 헌법상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재적 의원 과반수’ 규정과 ‘5분의 3 이상 찬성’ 규정이 헌법 제49조 다수결의 원칙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성향은 국회선진화법이 국회가 제 역할을 하는 데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좋은 영향’이라고 답한 응답자와 ‘좋지 않은 영향’이라고 답한 응답자 모두 32%로 같았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좋은 영향’(26%)보다 ‘좋지 않은 영향’(41%)을 준다고 보는 사람이 많았고, 새정치연합 지지층은 45%가 ‘좋은 영향’, 24%가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입장이었다.

한국갤럽은 “새누리당 지지층은 국회선진화법에 대체로 부정적, 새정치연합 지지층은 긍정적 시각이 우세하지만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쏠리진 않았다”며 “정치권이 국회선진화법을 원점으로 되돌릴 것인지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는 데 합의할 수 있을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