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격리 거부’했던 女性 메르스 확진

소극 대응 … 네번째 환자 발생

세번째 감염자 간호하던 딸
첫 환자와 접촉후 격리 요청
당국 “발열증상 없다” 거부해

잠복기 감안 향후 2주가 고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첫 번째 감염자 A(68) 씨와 접촉한 사람 중에서 네 번째 감염자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감염자는 A 씨와 접촉 후 정부에 격리 입원을 요구했지만, 발열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환자여서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당시 발열 증상이 없어 격리 병상이 아닌 자가(自家) 격리한 상태”라며 “발열 후 즉각 격리 입원 조치해 추가 접촉자와 격리 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세 번째 감염자 B(76) 씨를 간호하던 40대 여성이 네 번째 감염자로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해당 여성은 B 씨의 딸로, 아버지를 간호하면서 A 씨와 병실에서 4시간가량 함께 지낸 것이 감염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네 번째 감염자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대처가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여성은 지난 20일 자신의 아버지가 메르스에 감염된 후 격리되자 본인도 격리·검사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첫 번째 감염자와 접촉한 64명을 자가 격리 관찰하면서, 38도 이상의 발열과 급성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만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격리 병상에 입원시킨다는 기준을 세웠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의 기준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25일 이전까지는 38도 이상의 고열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여성이 감기 증세를 보이고 있었던 점, 또 세 번째 환자와 비슷한 기간 동안 첫 번째 환자에게 노출됐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정부가 입원 치료를 고려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편 정부는 “추가 감염자는 정부의 격리 관찰 대상자 64명 중의 1명으로, 일반인에게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며 “최대잠복기를 고려하면 앞으로 2주 정도 추가 감염자가 나올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