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한류를 만드는 사람들>“K-힙합 확장성 무한대… 비트 빠른 랩 해외 팬도 떼창”

(5) 아메바컬쳐 대표 프로듀서 다이나믹듀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를 넘어 힙합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다이나믹듀오의 최자(왼쪽)와 개코. 아메바컬쳐 제공

지난 3월 27, 28일 양일간 미국 애틀랜타와 뉴욕에서 각각 힙합 공연이 열렸다. 일찌감치 매진된 두 공연을 보기 위해 힙합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힙합 팬 4500여 명이 몰렸다. 이 공연의 호스트는 한국의 힙합 전사 다이나믹듀오(개코·최자)와 자이언티, 그리고 프라이머리와 크러쉬 등이었다. 힙합 레이블 아메바컬쳐의 식구들이다. K-힙합의 역수출을 일군 아메바컬쳐의 주주이자 대표 프로듀서인 다이나믹듀오는 K-힙합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불가능한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야말로 힙합의 정신입니다.”

―최근 국내 가요계에서도 힙합의 위상이 달라졌다. 이를 체감하나.

“음원차트에서 힙합 음악이 강세를 보이고, 힙합 관련 방송 프로그램들이 많은 관심을 받으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을 보며 힙합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확실히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의 연령대도 다양해졌고, 특히 여성팬의 비율이 높아진 점은 아직도 신기하다.”(최자)

―아이돌이 주도하는 K-팝 시장을 넘어 K-힙합이 한류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까.

“우선 아이돌 가수들의 많은 고생과 노력으로 K-팝이 해외에서 탄탄한 입지를 쌓았다. 그것을 바탕으로 해외팬들이 아이돌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한국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 또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 소통과 음악에 대한 빠른 정보 교류가 가능해지며 K-힙합이 해외 시장에서 탄력을 받은 것 같다.”(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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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동부 힙합의 전설인 DJ프리미어와 컬래버레이션 곡을 발표했다. 이후 다이나믹듀오를 보는 힙합계의 시선이 달라졌나.

“그동안 통상 1년에 1∼2회 정도 해외 공연을 가졌다. 하지만 DJ프리미어와 함께 작업한 이후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공연 제의가 부쩍 늘었다. 그리고 함께 음악 작업을 하고 싶다는 해외 아티스트들의 러브콜도 많이 들어와 정말 감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다이나믹듀오의 음악 역시 점점 글로벌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최자)

―지난 3월에는 미국에서 공연을 가졌다. 힙합의 본고장에서 공연을 할 때 현지 반응은 어떤가.

“한국어로 된 랩은 비트가 빠르기 때문에 다른 언어를 쓰는 해외 팬들이 익히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똑같이 따라 불러서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다이나믹듀오와 우리의 노래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기쁘기도 했지만 더 좋은 음악을 해야겠다는 부담감도 커졌다.”(개코)

―요즘 유명 아이돌 가수들이 아메바컬쳐의 뮤지션들과 컬래버레이션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시너지 효과가 나나.

“힙합 음악은 자유로움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어떤 장르의 음악과도 협업이 가능하다. 비단 아이돌 가수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장르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보다 다양하고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런 과정이 다른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힙합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최자)

―힙합 전문 레이블로서 아메바컬쳐의 강점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을 적정 퀄리티를 유지하며 발표할 수 있는 규모가 작지도, 크지도 않은 딱 적당한 사이즈의 회사라는 것이 강점이라 생각한다. 오랜 기간 꾸준히 힙합 음악을 들려주며 ‘아메바컬쳐라면 이 정도 수준은 기대해도 된다’라는 보장과 믿음을 주게 된 것 같다. 더 나아가 소속 가수뿐만 아니라 모든 회사 식구가 정말 힙합을 좋아하는 이들로 구성됐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무엇도 ‘즐기는 이’를 이길 수 없지 않나.”(개코)

―힙합 가수들은 통상 기가 세고 자기관이 뚜렷하다고 생각된다. 이런 가수들끼리 모여 있으면 트러블도 생길 것 같다.

“아메바컬쳐 소속 아티스트들 모두 각자 아이덴티티도 강하고 서로 다른 색을 갖고 있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들을 잘 섞어 활발한 상호협력을 하면 또 다른 음악을 창조해낼 수 있다. 이런 부분을 모두가 공감한다. 그리고 우리는 디자인, 영상, 무대 등 음악 외적인 부분들까지 외주를 주지 않고 회사 내부에서 직접 진행을 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빠르고 정확해 큰 그림을 일관성 있게 그릴 수 있다. 더불어 소속 아티스트들이 본인 음악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들이기 때문에 본인만의 색을 유지하면서도 회사와 공통된 방향성을 만들 수 있다.”(최자)

―K-힙합이 향후 한류를 이끌고 가기 위해 갖춰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해외 진출을 고려할 때 단순히 세계적 트렌드를 좇거나, 보여주기식의 무분별한 공략으론 성공할 수 없다. 우리의 음악을 적절히 유통시키고 알리기 위해서 계획적이고 정확한 시장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그리고 일회성 해외 진출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을 갖고 롱런하기 위해서는 각 아티스트는 좋은 음악을 만드는 동시에 한 번 무대를 본 이들에게 인정받을 만한 탄탄한 라이브 실력을 갖춰야 한다.”(개코)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