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살아있는 탄저균 ‘배달사고’… 오산기지에도 보내

미군이 살아있는 탄저균 표본을 다른 연구기관으로 보내는 사고가 발생했다. 탄저균을 배달받은 곳 가운데는 오산의 주한미군기지도 포함됐지만, 규정에 따라 탄저균을 폐기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브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유타주의 군 연구소에서 부주의로 살아있는 탄저균 표본이 캘리포니아와 메릴랜드 등 9개 주로 옮겨졌다”고 발표했다. 또 워런 대변인은 “탄저균 표본 1개는 한국 오산에 위치한 주한미군의 합동위협인식연구소(ITRP)로 보내졌다”며 “현재까지 일반인에 대한 위험 요인은 발생하지 않았고 발송된 표본은 규정에 따라 파기됐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오산 공군기지에 있는 응급격리시설에서 탄저균 표본을 폐기 처분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측은 탄저균 표본을 가지고 오산기지의 ITRP에서 제독 실험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 측은 “훈련에 참가했던 22명의 요원이 감염됐을 가능성에 대비해 검사하고 항생제와 백신을 투여하는 등 적절한 의료 조치를 취했다”며 “현재 어느 누구도 감염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전염성이 높은 탄저균은 생화학 무기에 쓰이는 대표적인 병원균 중 하나로, 탄저균이 호흡기로 감염될 경우 24시간 내에 사망하며 치사율이 95%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연구 목적으로 탄저균을 옮기더라도 반드시 죽거나 비활성화된 상태로 이동시켜야 한다. 탄저균 배송은 민간 업체를 통해 이뤄졌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