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영화’ 시장도 ‘부익부 빈익빈’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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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비긴 어게인’ 관객
전체 관객의 절반이상 차지
대기업이 배급해야 흥행‘문제’

독립·예술·저예산·다큐멘터리를 통칭하는 ‘다양성 영화’ 시장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2014년 한국영화산업 결산’과 CJ CGV ‘영화산업 미디어 포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에서 개봉한 다양성 영화는 모두 367편으로, 전년(333편) 대비 10.2%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극장 관객(2억1500만 명)의 6.6% 수준으로, 전년(1.7%)보다 4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또 관객 수도 역대 최다인 1428만3284명을 기록했다.

다양성 영화 배급사 수는 2012년 78개에서 지난해 100개로 늘었으며 예술영화 스크린 수도 이 기간 47개에서 58개로 증가했다. 이 중 대기업 계열사인 CJ CGV의 스크린이 21개로 전체의 3분의 1에 달한다. 이상윤 CGV 아트하우스 사업 담당은 “아트하우스는 다양성 영화 전용 스크린을 인구 50만 명 이상의 지방도시 중심으로 늘려왔고 오는 2018년까지 35개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영화 전문 강좌, 커뮤니티 활성화 등 다양한 관람문화도 조성하려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다양성 영화 시장의 성장이 일부 ‘대박’ 작품이 주도한 것이고, 대부분 외화가 낸 성적이라 한국 독립·예술영화 진흥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다양성 영화 관객 수 중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384만6428명·사진)와 할리우드 영화 ‘비긴 어게인’(342만7527명) 등 두 편이 동원한 관객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또 지난해 다양성 영화 흥행 상위 10위권의 영화 중 외화가 7편을 차지했다.

아울러 다양성 영화도 상업영화와 마찬가지로 대기업 계열 배급사를 통해 극장에 걸려야 흥행 성공을 거둘 수 있으며 상영관을 잡지 못해 아예 관객과 만나지 못하는 작품도 많다. 지난해 개봉한 다양성 영화 중 CGV 아트하우스에서 상영된 작품이 130여 편이다. 특히 CGV 아트하우스가 투자·배급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최대 806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된 반면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소규모 배급사의 다큐멘터리 ‘목숨’은 최대 97개의 스크린을 잡는 데 그쳤다.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독립영화전용관확대를위한시민모임 등 영화계 12개 단체는 이달 초 영진위의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 개편을 비판하는 성명을 통해 “최근 거대 기업의 무분별한 시장 진입과 수직 계열화를 통한 불공정 거래 행위로 독립·예술영화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이른바 다양성 영화 시장의 성장에 따른 열매는 대기업 배급사의 몫일 뿐, 비주류 배급사와 독립영화 제작자들은 생존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