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동계, 청년失業 고통 줄일 임금피크제 협조해야

고용노동부가 민간기업의 임금피크제 확산을 위해 28일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재해석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고용부는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바꿀 땐 근로자 과반수, 혹은 노조의 동의를 얻도록 한 근로기준법 조항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보고 공론화에 나선 것이다. 사용자가 최선의 노력을 했는데도 노조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사회통념상 합리성’에 따라 취업규칙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이 골자다. 근로자가 정년 60세 의무화로 고용기간 연장이란 이익을 얻은 만큼 임금 감액만을 두고 불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논리다.

‘정년 60세’는 내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강제로 적용된다. 2017년부터는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그러나 임금피크제 도입 기업은 아직 10곳 중 1곳도 안 된다. 완충수단 없이 정년만 늘리면 사업주는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기존 직원을 내보낼 방법을 찾게 된다. 정부 추산으로는 임금피크제를 전면 도입하지 않으면 현재 10%대인 청년실업률이 16%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 임금피크제 기업에선 도입 않은 기업보다 실직률이 떨어지고, 신규 취업자의 청년 비중이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처럼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연장은 신규 취업은 물론 기존 일자리까지 위협한다.

국회가 2013년 보완 장치 없이 ‘정년연장법’을 덜컥 통과시킨 것이 혼란의 단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정부의 고육책에 가깝다. 그러나 강제성이 없어 실질적 효과도 없이 분란만 키울 소지가 있다. 노동개혁은 그런 식의 미세 조정이 아니라 법 개정 등 정공법으로 추진하는 게 옳다. 정부의 임금피크제 공론화 움직임에 노동계는 파업을 들먹이며 반발하고 있다. 정년 60세란 과실을 챙긴 마당에 다른 것을 양보할 이유가 없다는 투다. 하지만 정년연장법에는 ‘노사는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노동계는 청년실업 고통을 줄일 임금피크제 정착에 협조할 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