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들이 이모라고 부를때 너무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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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렛 우 후원회장

회원 20명과 자주 찾아 ‘봉사’
“따뜻한 희망줄수 있다면 기뻐”

“어렵게 살아가는 한국 아이들에게 따뜻한 희망을 주고 싶었습니다.”

현대중공업에 상주하는 외국인 감독관의 부인으로 구성된 ‘고아원 후원회’가 23년째 소외된 어린이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보내고 있어 화제다. 고아원 후원회 회장인 대만 국적의 바이올렛 우(여·47·사진 가운데) 씨는 “눈망울이 너무나 맑고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이 너무 좋아 1993년 이후 해마다 적지만 작은 정성을 모아 어려운 아이들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7일에는 지난 9일 현대중 상주 외국인 감독관 체육대회에서 경품권 판매를 통해 마련한 수익금 750만 원을 다자녀·다문화가정 아이에게 써달라며 울산 동구 화정복지관에 전달하기도 했다.

현대중에서 감독관으로 일하는 덴마크 국적의 남편 헨닝 자콥슨(53) 씨를 따라 2005년부터 울산에서 살고 있는 우 씨는 지난 2009년부터 고아원 후원회 회장을 맡아 20여 명의 회원들과 함께 매년 부모 없이 외롭게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야외 나들이행사와 초청파티행사 등의 봉사활동을 벌여왔다. 우 씨는 “부모 없이 복지시설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지만, 조그만 도움에도 활짝 웃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반짝일 때면 행복바이러스가 절로 넘쳐난다”며 “한국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이들에게 따뜻한 이모가 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자신이 거주하는 울산 동구 서부동 현대중 외국인 사택에서 회원들과 함께 한 달에 두 번씩 ‘요리수업’을 하고 있다. 이 요리수업은 20명의 회원들이 돌아가며 자국의 음식과 레시피를 팔아 성금을 모금하는 행사다. 우 씨는 “현재까지 1200만 원을 모았는데, 이 돈으로 연말 크리스마스 때 울산양육원생 120명을 초청해 파티를 열 계획”이라며 활짝 웃어 보였다. 우 씨는 지난 5일 어린이날에는 울산 양육원생에게 250만 원어치의 선물을 사서 보내기도 했다.

우 씨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크로아티아 국적의 아스네자 이카치(여·44) 씨도 “한국에 살면서 누군가를 돕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을 돕는 우 씨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 같이 하기로 마음먹었다”며 “매주 수요일이면 빵을 구워 팔아 기금을 모으는데, 돈이 조금씩 모일 때마다 행복지수도 더욱 올라간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에는 선박 건조와 해양설비 제작 등을 위해 50여 개 나라에서 온 1900명의 외국인 선주사의 선급 감독관들이 근무하고 있다.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