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 컷탈락 위기…고향 바람은 매서웠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야속한 바람 로리 매킬로이가 28일(한국시간) 북아일랜드 뉴캐슬의 로열 카운티다운 골프장에서 열린 아일랜드오픈 1라운드 18번 홀에서 파 퍼트를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비 내리고 시속 20㎞ 강풍
그린 적중률 절반으로 ‘뚝’
버디없이 보기 9개 쏟아내
출전 156명중 공동 150위
세계1위 오른 뒤 성적 최악

해링턴·키퍼, 4언더로 선두
안병훈, 4오버로 공동 90위

올 시즌 미국에서 열린 굵직한 대회에서 2승을 올리며 기세등등하던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가 정작 자신의 텃밭과도 같은 유럽 무대에선 잇따라 ‘죽’을 쑤고 있다.

매킬로이는 28일(한국시간) 북아일랜드 뉴캐슬의 로열 카운티다운 골프장(파71)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EPGA)투어 아일랜드오픈(총상금 250만 유로) 1라운드에서 단 1개의 버디도 뽑아내지 못하고 보기만 9개를 쏟아냈다.

9오버파 80타를 친 매킬로이는 출전자 156명 가운데 사실상 최하위나 다름없는 공동 150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지난주 BMW PGA챔피언십에서 컷오프됐던 매킬로이는 고향 땅에서 최악의 부진을 겪어 2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매킬로이는 그동안 B급이었던 이 대회를 특급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자신의 재단이 주최하고, ‘두바이 면세점’을 타이틀 스폰서로 유치했으며, 친분 관계를 내세워 어니 엘스(46·남아공), 세르히오 가르시아(35·스페인), 리키 파울러(27·미국) 등 스타 선수를 초청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매킬로이는 또다시 3, 4라운드에 나가지 못해 망신을 당할 처지가 됐다.

매킬로이가 80타를 친 적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세계 1위에 오른 이후론 처음이다. 매킬로이가 부진한 건 ‘바람’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매킬로이는 그동안 바람 앞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2011년 브리티시오픈 2라운드 때 79타를 친 뒤 컷 탈락하자 “바람 탓에 내 기량을 발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호주오픈에서는 선두권을 달리다가 바람이 강했던 3, 4라운드에서 6오버파를 치며 공동 15위로 밀려났다.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초반 1, 2라운드에서 78타와 79타를 치며 컷 탈락하기도 했다.

이날도 고향의 바람은 매서웠다. 오전 조로 출발한 매킬로이는 비가 오는 데다 시속 20㎞가 넘는 강풍이 불자 속절없이 무너졌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보낸 게 6개에 불과했고, 그린 적중률 역시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퍼팅마저 ‘고장’ 나면서 36개나 기록했다. 10번 홀부터 출발해 11번 홀(파5)에서 첫 보기를 하더니 15∼18번 홀에서는 4개 홀 연속 보기를 범했다. 후반에도 4∼5번 홀과 7∼8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더하며 긴 하루를 보냈다.

매킬로이는 “아이언샷이 뜻대로 되지 않아 그린을 여러 차례 놓쳤다”며 “그 바람에 3ｍ 안팎의 거리에서 파 퍼트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자주 나왔는데 퍼트 결과도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파드리그 해링턴(45·아일랜드)과 막시밀리안 키퍼(25·독일)가 나란히 4언더파 67타로 공동 선두를 형성했다. 지난주 BMW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안병훈(24)은 버디 없이 보기만 4개를 기록하며 4오버파 75타를 쳐 가르시아 등과 함께 공동 90위에 머물렀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