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권분립 뒤흔드는 ‘立法독재’>“국회, 헌법의 허용 범위 넘어 권한 확대”

국회법 개정안 위헌 지적 “행정입법 심사 법원의 권한”
“정부에 시행령 제정권 위임 파생적 권한” 합헌 주장도

바른사회시민회의가 5일 개최한 ‘행정입법 수정권한 국회법 개정안 위헌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개정 국회법의 위헌성에 대해 찬반으로 갈려 팽팽히 맞섰다. 위헌성을 지적하는 측에서는 “국회가 헌법에서 허용한 범위를 넘어서 권한을 확대했다”고 비판했고, 합헌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시행령·시행규칙 제정권은 위임의 범위 내에서만 성립한다”고 지적했다.

차기환 변호사는 “국회선진화법을 정쟁 무기로 삼아 경제 활성화, 민생문제 해결보다는 정략적 투쟁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국민들의 따가운 비판을 아랑곳하지 않고 국회 권한을 헌법을 위반하여 확대 강화하는 법안을 만든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회법 개정법률은 명백히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행정입법이 법률에 위반되는지의 심사권한은 법원의 권한”이라며 “법원이 행정입법에 대한 심사권을 발동하는 경우에도 개별 행정입법이 상위 법률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단할 뿐이지 그 행정입법을 어떤 식으로 고쳐야 한다고 재판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행정입법에는 법규명령과 행정규칙이 있는데 성질상 법규명령의 제정은 입법기능에 속하는 것이고 행정기능이 아니다”며 “시행령·시행규칙은 법규명령으로, 이의 제정권한은 국회가 위임할 때에만 위임해 준 범위 내에서만 성립하는 ‘파생적 권한’”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헌법 75조에 대해 “행정부의 고유한 권한으로서 행정입법권을 창설하는 규정이라기보다는 국회가 법률로서 행정부에 입법권을 위임하는 경우에 그 한계를 규정하는 것이 핵심으로, 포괄위임입법 금지원칙을 밝힌 것”이라며 “법률 쪽에서 보면 시행령·시행규칙에 백지 위임식으로 포괄위임을 해주면 위헌이 된다는 것이고, 시행령·시행규칙 쪽에서 보면 법률에서 개별적·구체적으로 위임하고 있는 목적·내용·범위를 벗어나면 위헌이 된다는 것을 규정한다”고 설명했다.

김정현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회의 시행령 요구권에 강제성이 있다고 볼 것인지 여부는 위헌논란에 있어서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며 “국회법 개정안의 경우 기존 법문헌상의 표현을 바꿔 국회상임위원회가 단순한 통보가 아닌 수정변경을 요구하면 처리 계획 및 그 결과가 아닌 처리한 후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한 점을 봤을 때 강행규정으로 개정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