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4일 경기 시흥시 정왕동 ‘네이처앤 피플’ 공장 안에서 배준상(오른쪽 두번째) 대표와 직원들이 제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네이처앤 피플 제공
장애인 4명 등 직원 9명이 생산
기계도 직원 안전 위한 ‘맞춤형’
他사회적기업 공공구매 많지만
제품 70% 이상 일반소비자 판매
‘위이이이이잉’ 나무를 가는 기계 소리, 집진기(먼지를 모으는 장치) 소리가 529㎡(160평) 규모의 공장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귀마개를 착용한 직원들의 움직임도 덩달아 분주했다.
4일 경기 시흥시 정왕동 시화공단 소재의 사회적기업 ‘네이처앤 피플’ 공장을 찾았다. 이곳은 장애인 고용, 친환경 제품 생산 등으로 2014년 10월 경기도 예비 사회적기업, 같은해 12월 환경형 예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내 아이’를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을 닮은 이곳에서는 국내산 최고등급 편백나무를 원료로 한 생활용품이나 친환경 장난감을 만들고 있다. 편백나무는 침엽수 중에서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방출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으며 아토피성 피부질환 개선이나 스트레스 완화, 항균 및 살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인팅이나 오일 등 인공적인 유해 약품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나무 본연의 결을 살리기 때문에 물고 빠는 일이 많은 영·유아들을 고려할 때 안전성의 측면에서 탁월하다.
유아용 치발기(아이의 이가 나기 시작할 때 씹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놀이 기구), 딸랑이, 퍼즐, 큐브칩 같은 영·유아용 제품에서부터 목침이나 도마 같은 생활용품도 제작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편백나무 큐브칩. 모래와 달리 옷이나 손에 먼지가 묻지 않으니 어린이집 등을 중심으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매출은 2013년에 8000만 원, 2014년에 1억6000만 원, 2015년에 1억8000만 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하지만 매출액 중 대부분이 새로운 투자비와 인건비로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직원 수도 적다. 대표는 2명, 직원은 총 9명이다. 9명 중 4명(44%)은 지적 장애 등을 앓고 있는 장애인이다. 장애로 인해 작업 지시를 잘 이해하지 못해 직원 교육에 애를 먹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른 직원들의 관리를 도맡는 장애인 직원도 있을 정도로 능숙하다.
기계도 일반인이 아니라 장애인 위주로 설계됐다. 네이처앤 피플 관계자는 “일반 기계를 사용하면 일반인보다 체구가 작은 장애인 친구들의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장애인 친구들 키에 맞췄다”면서 “그 밖에 기본 안전 커버 외에 측면에 안전장치를 한 번 더 설치해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일한 지 두 달이 된 지체 장애를 앓고 있는 박종구(19) 씨는 편백나무로 만든 목베개 포장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는 “전체 작업 과정이 다 재미있다”면서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에게 월급을 받은 뒤 치킨을 사줬는데 정말 좋았다”면서 밝게 웃었다. 이곳에서 9개월째 일하고 있는 이충건(22) 씨는 지체 장애와 함께 신체 장애도 앓아 다리가 불편하다. 하지만 이 씨는 “하루 5시간 정도 근무하고 있는데 더 오래 근무하고 싶다”면서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볼 때마다 떨어져서 좌절했었는데 이곳에서 일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배준상 대표가 장난감 사업을 구상한 것은 인테리어 가게를 운영하던 2011년 4월 중금속에 오염된 장난감의 폐해를 고발하는 뉴스를 보면서부터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세 살 조카가 아끼던 제품이 중금속에 오염된 사실을 알고 목공 취미를 살려 편백나무로 장난감을 만들어준 것이 계기였다. 이후 2012년 4월 장난감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아이들이 입에 넣어도 안전한 친환경 장난감을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네이처앤 피플이 편백나무로 제품을 만드는 타 업체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재료 선택부터 직접 관여한다는 점이다. 벌목 과정에서 어떤 나무를 사용할지도 직접 고르고, 심지어 나무를 직접 심기도 한다. 이후에는 가구 등을 제작하는 등 사업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8월 중 경기 김포시로 공장을 옮길 계획이다.
시흥 = 고서정 기자 hims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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