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제례악 ‘완전체’ 형태로 첫 해외공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佛 국립극장 시즌 개막작 선정
역대 최대 규모 120명 참여
유럽진출… 세계화 발판 마련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인 종묘제례악(사진)이 음악과 무용에 제례 절차까지 포함한 ‘완전체’ 형태로 첫 해외 공연에 나선다.

국립국악원은 종묘제례악이 프랑스 파리 국립 샤이오극장의 2015∼2016 시즌 개막작으로 선정돼 오는 9월 18~19일 이 극장 내 장빌라르극장(1250석)에서 공연을 펼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공연은 역대 최대 규모로, 국립국악원 정악단 연주자 50명, 무용단 35명 등 85명의 예술단원과 전문 제작진을 포함해 총 120명이 참여한다. 지난 200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종묘제례악은 등재 전해인 2000년 일본에서 음악 전장(全章)을 공연했고, 2007년에는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간이 공연 형태로 선보였지만 해외에서 음악과 일무(佾舞·사람이 여러 줄로 벌여 서서 추는 춤) 전장과 제례 절차까지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 개막공연 역할도 하게 되는 이번 공연에서는 현지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공연 도입부에 종묘제례악에 대한 해설을 하고 종묘의 사계절이 담긴 영상도 상영한다. 또 제례 절차에 따른 음악과 무용 내용을 프랑스어 자막으로 내보낸다.

축문(祝文) 등 제례 절차의 음악 외적인 소리는 제한하고, 원곡이 지닌 감동을 품격 있게 전달하는 데 주력해 종묘제례악의 예술성을 최대한 부각할 계획이라고 국립국악원은 전했다. 또 한국과 프랑스의 우호를 상징하는 의미로 선대왕들의 무공을 기리는 무무(武舞) 의상을 양국 국기에 들어있는 적색과 청색으로 만들었다.

국립국악원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국악의 유럽 진출과 세계화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에 파리 악기박물관에 산조가야금, 해금, 산조대금, 피리, 장구 등 5종의 전통악기를 기증하고 전시와 기념공연도 열 예정이다. 또 안숙선 민속악단 예술감독과 아쟁 명인 김영길 악장 등 국립국악원 소속 단원들의 프랑스 공연이 이어지며 프랑스 공영 라디오 방송과 함께 국악 음반도 출시한다.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은 “유럽의 공연예술 중심지 프랑스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종묘제례악을 선보임으로써 품격 높은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활용할 것”이라며 “파리 공연 이후 독일 베를린, 스페인 마드리드,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순회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