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美·日 등 업체 ‘자율 설정’… 국내선 식품별 ‘획일 설정’

식품 자원의 효율적 활용 논란에서 알 수 있듯 유통기한은 138조 원(2013년 기준)에 달하는 국내 식품산업 시장뿐 아니라 외국 역시 마찬가지로 늘 중요한 관심사다.

17일 식품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식품 기한 정책은 나라마다 식품 기호와 독특한 문화 등에 따라 달리 운영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에서는 사용기한, 판매기한, 최상품질기한, 최소 보존일, 포장 일자 등으로 다양하게 식품의 신선도 및 안전성을 표기하는 방식을 써 왔다.

일본의 경우 상미기한(賞味期限)을 쓴다. 제품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간 또는 품질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기간을 말한다. 호주는 최상품질유지기한(best before date)을 적용한다. 식품이 최상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최종일을 뜻한다. 대부분 유통기한은 업체 및 제품의 특성을 가장 잘 아는 생산업체 스스로 설정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미국, 일본, 호주,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선진 외국의 경우 식품의 유통기한 설정을 자율화해 생산업체 스스로 유통기한에 관련된 책임과 의무를 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식품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식품유형별로 유통기한을 획일적으로 명시해 식품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불만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식품 당국은 유통기한을 준수하지 않는 업체에 대해서는 엄격한 제재를 가한다. 회수 조치 경험이 있는 A 식품의 관계자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유통기한을 못 지킬 경우 엄격한 제재와 함께 폐기절차를 밟아야 하므로 국가적으로도 손실”이라며 “식품 가공기술, 포장기술, 포장재질이 발달해 유통기한은 실제 늘어나고 있는데 제도상의 유통기한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따른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