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들에 인문학 소양은 필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법조인들은 궁극적으로 사람을 다루는 일을 하기 때문에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 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40년 경력의 중진 법조인이 문학, 역사, 철학을 아우르는 인문학 책을 펴내 이목을 끌고 있다. ‘올바른 역사 인식’과 ‘법과 정의’라는 주제로 현안을 진단한 ‘역사에 묻고 미래에 답하다’를 출간한 김진환(67·사법연수원 4기·사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은 2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법조인들이 인간을 정확히 통찰하고 사회 현상을 종합적으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법학의 뿌리가 되는 주변 학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인문학 책을 출판한 동기에 대해 1995년 일화를 소개했다. 김영삼정부에서 청와대 법률비서관으로 근무했던 김 원장은 “당시 세계화가 화두였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문제가 대두했을 때 세계화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과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상충했다”며 “단순히 현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세계화로 진행되기까지 우리가 어떤 역사적 뿌리를 가졌는지 봐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후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지검장 등 검찰 핵심 요직을 거쳤고 한국형사판례연구회장, 한국포렌식학회장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했다.

김 원장은 책에서 ‘약속(계약)은 지켜야 한다(pacta sunt servanda)’는 로마법 격언을 인용하면서 “우리나라는 ‘떼법’이 헌법 위에 서는 낮은 법질서 수준, 신뢰 부족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거래 비용의 증대로 가끔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며 “준법의식이 튼튼하게 뿌리내리고, 지도자가 약속을 지킨다는 굳건한 신뢰가 정착될 때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