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수위 고작 3㎝↑… 아직 목마른 大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아쉬운 단비 가뭄이 심한 강원 영동 지역에 26일 비가 내리자 강릉시 외곽 마을의 한 농민이 논에 나와 벼를 살펴보고 있다. 기상청은 “오늘 전국적으로 비가 오지만 오후에 그치겠고, 토요일인 27일엔 전국이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 늦게 서울·경기 지역부터 맑아지겠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온다”고 예보했다. 일요일인 28일 전국이 흐리지만 비는 오지 않을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25일부터 계속된 비로 영동 지역 가뭄 해소에 다소 도움이 되겠으나, 서울·경기 지역 해갈엔 미흡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서정 기자 himsgo@, 사진 = 연합뉴스

강화도엔 19㎜… 논 적실 정도
울진 7000가구 제한급수 계속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전국에 단비가 내려 극심한 가뭄을 겪던 경기·강원 등 중부지역은 큰 도움을 받았으나 현재까지는 강수량이 적어 완전 해갈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인천 강화군의 경우 가뭄 피해가 큰 양사면 북성리와 교동면 지석리 일대의 강수량은 각각 19㎜와 12㎜밖에 안 돼 논 바닥만 조금 적셨을 뿐 충분한 물이 고이지 않았다. 저수지와 개울도 아직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북성리 주민 이모(68) 씨는 “비가 100㎜ 이상 와야 저수지에 물이 고이고 모내기와 논농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데 너무 적게 와 실망스럽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북 울진군은 마을단위 소규모 급수시설 183곳 중 메말랐던 24곳에 비가 내리면서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됐으나, 남대천 울진지방상수도 취수장의 수위는 여전히 높아지지 않아 7000가구 2만2000여 명에 대한 제한급수가 계속되고 있다.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 대성동 마을 김천말 저수지와 어룡 저수지도 하단부 바닥에만 물이 고여 있을 정도로 담수량이 부족해 농민들은 논의 물마름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김동구(47) 이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가 오지 않아 담수를 못했는데 임진강물을 끌어다 사용하는 긴급농업용수 공급으로 모내기를 마쳤고, 어제와 오늘 간간이 비가 내려 당분간 장마철까지는 큰 물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단비로 댐과 저수지의 저수율은 큰 변동이 없으나 비가 계속 내리면서 수위가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역대 최저수위에 근접했던 강원 춘천시 소양강댐의 수위는 152.31m로 전날보다 3㎝ 올라갔으며, 충북 충주댐도 114.92m로 5㎝ 상승했다. 그러나 대부분 저수지의 저수율은 아직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아 전날과 거의 비슷한 상태다. 국내 최대규모의 고랭지 채소단지인 강원 강릉시 대기리도 가뭄피해가 극심했으나 이번 단비로 해갈에 큰 도움을 받았다. 이곳의 해발 1100m에서 고랭지 배추를 재배하는 김시갑(62) 씨는 “비가 오지 않아 배추의 뿌리를 내리게 하기 위해 관정과 계곡에서 물을 자동차에 싣고 오는 등 고생을 겪었다”면서 “오늘 50㎜ 이상 비가 내려 당분간 물 걱정을 안 해도 돼 한시름 덜게 됐다”고 흐뭇해 했다. 가뭄 피해가 거의 없던 영남과 호남지역은 이날 비로 저수율이 소폭 상승해 영농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25일 전국적으로 장마가 시작됐지만 가뭄 해소에는 역부족일 전망이다. 26일 전국에 비가 오지만 오후에는 대부분 지역에서 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30일 전국적인 비가 다시 올 때까지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오지 않고 일부 지역에서만 소나기의 형식으로 비가 올 예정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비는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강원 영동 지역은 비로 인해서 상당 부분 가뭄 해소가 되겠지만 가뭄 피해가 큰 서울이나 경기 지역은 가뭄 해갈에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릉 = 고광일 기자 kik@munhwa.com
고서정 기자 himsgo@munhwa.com,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