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長沙상륙작전서 스러진 학도兵의 넋 노래로 되살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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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안개 자욱한 동해의 장사 바닷가/격전에서 생사를 오가는데／허기진 배 움켜잡고 몸을 던진 전우야… 구국의 충정으로 목숨 바친 학도여/청춘을 불태운 젊음이여／이 땅에 자유 평등 평화 영원하리라’

작사가 서요한 총신대 교수의 ‘조국의 불꽃이여, 장사의 영웅이여(가제)’ 가사의 일부다.

가곡 ‘그리운 금강산’ 작곡가인 최영섭(87) 선생, 그리고 서요한(61) 교수와 서예가 이무호(67) 선생이 힘을 합쳐 6·25전쟁 당시 펼쳐진 경북 영덕 장사(長沙)상륙작전을 기리는 가곡을 만든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26일 “장사상륙작전과 학도병들의 호국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이 작전을 주제로 한 가곡을 제작, 보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군수는 “최 선생과 서 교수가 각각 곡과 가사를 짓고, 이 선생은 붓글씨로 악보를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 선생은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조국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고 산화한 학도병들의 애국정신에 엄숙한 마음이 든다”며 “곡을 잘 만들어 그 숭고한 정신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국군장병 위문공연에 수없이 참여했다”며 “우리 군의 헌신에 대해 남다른 애정도 있어 곡을 짓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작사가 서 교수는 “3개월 전 영덕군으로부터 섭외를 받고 공부하면서 상륙작전 때 산화한 학도병들의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알게 됐다”며 “1개월여 동안 작업을 해서 가사를 거의 완성했다”고 말했다. 가사는 3절, 4분 50초 분량이다. 그는 “곡 제목과 가사의 일부 내용은 최 선생이 곡을 쓰면서 다듬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예가 이무호 선생은 “악보를 붓글씨로 써서 복원된 전차상륙함 문산호(2700t급)에 전시하고 유명 성악가를 섭외해 녹음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영덕군은 장사상륙작전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국비 등 294억 원을 들여 남정면 장사리 일대에 전승기념공원을 조성 중이다. 군은 6·25전쟁 당시 학도병들이 상륙하기 위해 탔던 문산호를 지난 5월 초 부산에서 복원해 장사리 앞바다에 옮겨 놓았다. 군은 오는 10월 기념공원 준공식에서 가곡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형 붓글씨로 가곡의 가사를 쓰는 퍼포먼스도 펼쳐진다.

장사상륙작전은 1950년 9월 14일 새벽 인천상륙작전 성공을 위해 양동작전으로 펼쳐졌다. 당시 문산호를 타고 장사리에 상륙하려던 772명의 학도병 중 139명이 태풍과 북한군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영덕=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