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지지율 거부권행사 뒤 7.5%P 급등

TK·50대 등 지지층 결집 “靑보다 국회 불신 반영”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떨어지던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기점으로 급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이 나타날 때 전통적인 박 대통령 지지층이 위기의식을 갖고 결집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6월 4주차(6월 22∼26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 지지율은 22일부터 24일까지 떨어지다가 25일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계기로 26일 ‘V자형’을 그리며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직접 대국민사과 필요성 논란이 벌어진 24일 지지율은 29.9%를 기록하며 20%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을 행사한 하루 뒤인 26일엔 24일보다 무려 7.5%포인트나 올라간 37.4%로 급격히 상승세를 탔다. 박 대통령 지지율은 대구·경북, 50대, 새누리당 지지층, 보수층 등 박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을 중심으로 크게 올랐으며, 메르스 사태 등으로 최근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던 충청권과 호남권, 20대와 40대에서도 상승세가 나타났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박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한 것은 전통적 지지층이 결집하고, 일반 국민은 청와대보다 국회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면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간 종합으로는 박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6월 15∼19일) 대비 1.3%포인트 하락한 33.6%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22∼26일 전국 성인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0%포인트다.

한편 지난 23∼24일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월간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결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여권 차기 대선주자 부문에서 5.4%를 기록, 전월 대비 두 계단 오른 4위를 차지했다. 여권 대선주자 부문에서는 김무성 대표가 20.2%로 2개월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야권 대선주자 부문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10.7%포인트 상승한 24.4%를 기록해 1위로 올라섰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