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3가지·심장 7가지…‘같은 차, 다른 선택’의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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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1대 개발하려면 수천억
고성능·가격·연비·친환경 등
연령별 기호따라 선택폭 넓혀

쏘나타·K5·SM5 라인업 완성
폭스바겐 골프 전세계 90여종
벤츠 E클래스 15개 모델 출시

현대자동차는 2일 1.7 디젤을 비롯해 1.6 터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쏘나타 3개 모델을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지난해 3월 풀체인지(완전변경)된 7세대 쏘나타(2.0 CVVL, 2.4 GDI, 2.0 LPI)가 등장한 이후 같은 해 12월 하이브리드 모델과 올해 2월 2.0 터보 모델을 추가하는 등 벌써 세 번째로 추가 모델을 출시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쏘나타는 2.0 터보 출시 이후 생산 중단한 2.4 GDI 모델을 제외하고도 국산차 중 가장 많은 7가지 엔진 라인업을 완성하게 됐다.

현대차가 쏘나타 엔진 라인업을 대폭 늘린 것은 갈수록 다양해지는 소비자 기호를 충족시켜 수입차로 이탈하는 고객층을 붙잡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신차 한 대를 개발하는 데는 수천억 원의 개발비가 들지만 엔진,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을 다변화할 경우 비용, 시간을 대폭 줄이면서도 목표 고객층을 넓힐 수 있다. 앞서 현대차가 추가한 하이브리드 및 2.0 터보 모델의 경우 구매 고객들의 연령대가 기본형인 2.0 CVVL(가솔린) 모델에 비해 한층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7가지 엔진 라인업이 완성되면서 현대차는 가격과 정숙성을 중시하는 고객에게는 2.0 CVVL, 고성능차 선호 고객은 2.0 터보 및 1.6 터보, 연비를 중시하는 고객은 1.7 디젤, 친환경차 선호 고객은 하이브리드 및 PHEV, 택시 운전자나 장애인 등에는 2.0 LPI 등으로 선호 특성별 맞춤형 엔진을 추천한다는 방침이다. 엔진 라인업과 함께 디자인 역시 기본 디자인과 역동적 느낌의 터보 디자인, 미래 지향적 친환경 디자인 등으로 차별화했다.

이달 중순 선보이는 기아차 신형 K5의 경우, 아예 출시 단계부터 엔진 라인업을 다변화해 기존 모델인 2.0 가솔린과 2.0 터보, 2.0 LPI 모델에 1.7 디젤과 1.6 터보를 추가해 5가지 모델로 선보인다. 하이브리드와 PHEV 역시 각각 연말과 내년 초 선보여 쏘나타와 마찬가지로 7가지 엔진 라인업을 완성한다. 또 K5는 두 개의 얼굴이란 콘셉트를 바탕으로 차량 앞부분 디자인을 달리해 모던과 스포티 등 두 가지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 쏘나타나 K5에 앞서 국산차 중 엔진 다변화에 성공한 모델로는 르노삼성 SM5가 꼽힌다. 르노삼성차는 기본 모델과 함께 1.6 터보 엔진을 얹은 SM5 TCE와 1.5 디젤 엔진을 탑재한 SM5 디젤, LPG를 연료로 한 SM5 LPLi 등을 시판하고 있다.

국산차들이 뒤늦게 엔진 다변화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수입차들의 경우 오래전부터 엔진, 변속기 등 구동방식을 다양화한 모델들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현존하는 차종 가운데 가장 많은 엔진 라인업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폭스바겐 골프의 경우 다양한 엔진과 변속기, 연료 등에 따라 전 세계에 무려 90여 종의 세부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현재 판매 중인 신형 골프의 경우 2012년 기본 디젤 및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 선보인 후 고성능 모델과 전기차 모델, PHEV 등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도 1.6 TDI(터보 직분사 디젤)와 2.0 TDI, TSI(터보 직분사 가솔린), GTI 등 5개 엔진 라인업의 모델이 판매되고 있으며 올 하반기 중 300마력의 2.0 TSI 엔진이 장착된 골프R도 출시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표 차종인 E클래스의 경우 국내에 11개의 세단 및 고성능 모델, 4개 쿠페 및 카브리올레 모델 등 모두 15가지 세부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엔진 라인업의 경우 디젤 모델과 가솔린 모델로 구분되는 것은 물론 직렬 4기통에서 직렬 6기통, 직렬 8기통까지 다양한 엔진 구성을 갖추고 있다. 지난 6월 아우디가 국내 출시한 뉴 아우디 A6도 4종의 디젤 엔진과 3종의 가솔린 엔진 등 모두 7종의 엔진 라인업을 갖춰 고객이 원하는 동력성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올 하반기 국내 출시되는 BMW 신형 3시리즈 역시 136마력에서 326마력까지 4종류의 가솔린 엔진과 116마력에서 313마력까지 7종류의 디젤 엔진을 갖췄다. 재규어도 오는 9월 국내 출시 예정인 XE에 2.0 디젤 엔진을 비롯해 2.0 가솔린, 3.0 가솔린 등의 엔진 라인업을 갖춰 선택의 폭을 넓혔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