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중·천둥… ‘실종·조난자 51명 살린 구조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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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나은 개.’ 부산 소방안전본부 소속 인명구조견들이 소중한 생명을 또 구해냈다.

3일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1시쯤 부산 기장군 산성산에서 A(46)씨가 혼자 무더운 날씨에 무리한 산행을 하다 호흡곤란, 저체온증으로 몸이 마비돼 휴대전화로 119에 도움을 요청한 뒤 쓰러졌다. 여름철 산은 녹음이 우거지고 갈림길이 많아 조난자 위치 파악이 어려워 특수구조대와 함께 곧바로 인명구조견을 안내·지휘하는 김용덕(42) 핸들러와 구조견 세중(9·셰퍼트종·사진 오른쪽), 천둥(7·골든 레트리버종·왼쪽)이 투입됐다. 세중은 사람의 미세한 ‘부유취(浮游臭·공기중 떠다니는 냄새)’를 쫓아 2시간 동안 깊은 산 속을 수색하다 8분 능선 부근에서 A 씨를 발견했다.

구조가 조금만 늦었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특수구조단은 전했다. 구조대는 즉시 응급 처치를 한 뒤 산 정상으로 A 씨를 옮겨 헬기로 병원으로 이송했다. 인명구조견들은 사람보다 1만 배나 뛰어난 후각과 50배를 능가하는 청각 능력을 갖고 있어 이 같은 구조가 가능했다고 구조단 측은 밝혔다.

세중과 천둥은 최근 7년간 다른 은퇴견과 함께 420회 출동해 51명의 실종 및 조난자를 찾아 구조했다. 특히 세중은 지난해 30마리의 전국 구조견 평가(수색, 장애물 대응능력, 복종심 등 10여 개 항목)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하고 지난 4월에는 세계인명 구조견협회 테스트에서 국내 구조견 가운데 유일하게 최고등급(레벨 B)을 받아 독보적이다. 세중은 본격활동을 시작한 지난 4년간 180회 출동해 22명을 구조해냈다. 천둥도 지난해 1월 부산 남구 신선대 야산에서 실종된 지 2주일 동안 수백 명이 수색해도 오리무중이던 B(55) 씨의 사체를 찾아내기도 했다.

김용덕 핸들러는 “인명구조견과 일심동체가 돼 뛰어난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3개월에 1주일은 종합 합숙 훈련을 실시하면서 감각을 잃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부산=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