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구체화한 성완종 特赦 로비, 진상 철저히 밝혀야

대검 특별수사팀이 2일 ‘성완종 리스트’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노무현정부의 ‘성 전 경남기업 회장 특별사면(特別赦免)’을 둘러싼 로비 전말에 대해 구체적으로 부연했다. 2005년과 2007년 두 차례 특사의 로비 주역으로는 노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 씨가 특정됐다. 노 씨는 2007년에만 3차례 청탁을 받고, 12월 28일 지인의 건설사를 경유하는 식으로 5억 원의 경제적 이익을 받은 혐의를 밝혀냈지만 변호사법 공소시효 7년이 지나 불기소 처분했다고 한다. 앞서 2005년 5월의 첫 특사 때도 3000만 원이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같은 이유로 불문에 부쳤다.

노 씨 측은 전면 부인하고 있어 사실 관계도 애매해졌다. 그러나 더 중대한 문제는 법원 심판을 받지 못할 사안이라면서도 세세히 공표한 배경이다. 공소시효 문제는 돈 전달 시점을 따지거나 다른 혐의를 적용하는 등 의지만 있으면 그리 어렵진 않을 것이다. 석연찮은 공표가 실체적 진실과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의도라고 접어주더라도 당시 청와대 인사의 관련성과 책임은 엄정하게 규명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 부분도 서면조사에 그쳐 수사 의지부터 새삼 의심스럽다. 당시 법무부 반대로 성 전 회장이 2007년 12월 28일자 특사 명단에 빠졌다가 노 전 대통령이 12월 31일 ‘1인 특사’를 추가했으면서 최종 명단엔 실명이 포함되지 않았던 사실 또한 흔한 일일 수 없다. 그런데도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전해철·이호철 전 민정수석도 한결같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흐지부지 넘어갔다.

사실관계를 밝히기가 어렵지도 않을 특사 문제를 이렇게 ‘반쪽’만 공개하니 검찰의 정치적 의도가 의심받는 것이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 초기이던 지난 4월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법치 훼손한 특사의 적폐’ 언급도 무색해졌다. 사면 제도의 혁신을 위해서도 로비의 진상을 철저히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국정조사, 특별검사, 감사원 감사 등 방법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