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 추모곡 국제무대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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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경화 교수 3개월 작업
16일 英 페스티벌서 연주
음표 304개로 희생자 기려

304명의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클래식 작품이 작곡돼 세계적인 유명 음악페스티벌 무대에서 초연된다.

배재대학교는 이 대학 실용음악과 채경화(56·사진) 교수가 작곡한 ‘하프시코드를 위한 three hundred and four’가 오는 16일 영국 세인트 앨번스(St.Albans)에서 열리는 국제 오르간 페스티벌과 콩쿠르에서 초연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채 교수의 작품은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304명을 위한 7분 40초 길이의 추모곡으로 올해 초 3개월간의 작업을 거쳐 완성됐다. 페스티벌 참석을 위해 4일 출국하는 채 교수는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들이 아기들에게 들려주던 전래 자장가의 가락을 차용해 희생자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고, 세계인들에게 세월호의 비극을 잊지 말아 달라는 취지로 곡을 만들었다”고 작곡 동기를 밝혔다. 채 교수는 추모곡의 제목도 희생자의 숫자를 상징해 달았으며 도입부에는 304개의 음표를 사용했다. 피아노가 나오기 이전의 건반악기로, 쳄발로라고도 불리는 하프시코드 연주는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초대된 한국예술종합학교 오자경 교수가 맡았다. 작품은 헨델과 바흐 등의 작품에 이어 소개된다.

독일 국립 슈투트가르트 음대 출신으로 유럽 등 해외의 다수 음악축제 위촉작품과 연가곡 ‘배비장’, ‘심청’, 창작오페라 ‘다라 다라(Dara-Dara)’ 등을 발표해온 채 교수는 한국작곡협회 이사이자 ‘주창회(주제가 있는 창작 음악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 창작활동에 주력해왔다.

채 교수는 “세월호 희생자들과 가족의 슬픔을 음악에 담는 작업은 그 어느 작품보다도 어렵고 때론 고통스러울 만큼 힘들었다”며 “주악기인 하프시코드는 음색의 변화와 다이내믹한 표현이 무척 제한적인 연주악기라서, 악기의 섬세한 터치와 울림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또 “특히 중간 부분에 도입한 한국 전래 자장가의 음악적 처리 부분에서도 연주 효과와 선율을 강조하기 위해 애썼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인트 앨번스 오르간 페스티벌은 올해로 50주년을 맞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역사 깊고 권위 있는 오르간 페스티벌 및 콩쿠르로 인정받고 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