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대전’ 1R, 씨스타 ‘명성’ 지키고, AOA ‘실리’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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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예하던 걸그룹 대전 1라운드가 마무리됐다. 씨스타와 AOA가 각축전을 벌인 가운데 두 팀 모두 ‘챙길 건 다 챙겼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두 팀의 맞대결은 쇼케이스부터 크게 충돌했다. 같은 날 불과 3시간의 차이를 두고 쇼케이스를 치른 씨스타와 AOA는 쇼케이스 장소 대관 뿐만 아니라, 팬심을 확인하며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나 아프리카TV 생중계 일정을 놓고도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였다.
음원 차트에서는 12시간 먼저 음원을 공개한 AOA가 선점효과를 누렸다. 씨스타의 음원이 공개된 직후 1위를 유지하던 AOA는 씨스타의 공세 속에 1위를 넘겨줬다. 이후 대부분 음원 사이트에서 1,2위를 나란히 나눠 갖던 씨스타와 AOA는 7월 초 그룹 빅뱅의 신곡이 공개될 때까지 ‘2강 구도’를 유지했다.

시장 점유율 과반을 점하고 있는 멜론의 지원을 필두로 국내 음원 시장에서 씨스타의 ‘쉐이크 잇’이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AOA는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며 반격을 시작했다. ‘심쿵해’는 중국 최대 음원 사이트인 쿠고우 차트 1위, 최대 뮤직비디오 차트인 인위에타이 주간차트 1위 등에 오르고 미 빌보드 월드 차트 톱5에 뽑히며 맞불을 놓았다.
1일부터 TV 음악 프로그램 순위가 발표되면서 씨스타와 AOA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AOA가 MBC뮤직 ‘쇼 챔피언’에서 먼저 1위에 오르며 포문을 열었고 이튿날 씨스타는 Mnet ‘엠카운트다운’ 정상을 밟으며 균형을 맞췄다.

금요일부터는 지상파 경쟁이 시작됐다. KBS 2TV ‘뮤직뱅크’가 씨스타의 손을 들어주며 무게추가 씨스타로 기울었다. 하지만 토요일 MBC ‘쇼 음악중심’의 트로피는 AOA의 품에 안겼다. 씨스타의 음원 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AOA가 팬투표에서 크게 앞서며 대역전극을 펼쳐 ‘2:2’로 긴장의 끈을 팽팽하게 만들었다.

5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는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전날 팬투표에서 AOA에 뒤졌던 씨스타는 이 날 아프리카TV BJ를 섭외해 직접 출연하며 ‘인기가요’ 생방송과 병행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팬투표를 보완했다. 그 결과 씨스타는 ‘인기가요’ 정상에 등극하며 AOA에 우세승을 거뒀다.
양팀의 승부는 시작부터 팽팽한 평행선을 그으며 가요계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선배인 씨스타는 다양한 전략과 퍼포먼스를 앞세워 ‘명성’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이에 맞서는 후배 AOA는 후발주자지만 총력을 다하며 씨스타의 대항마로서 실리를 챙겼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양 팀 모두 승리했다고 볼 수 있다. 두 팀의 경쟁을 통해 걸그룹 대전이 더욱 불이 붙었다”며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총력전은 이번 주 컴백하는 소녀시대와 걸스데이의 대결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