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화된 中 DB 보안 솔루션 시장 高품질·가격 경쟁력으로 접수할 것”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 솔루션 전문기업인 웨어밸리의 손삼수 대표가 자사의 데이터베이스 보안 솔루션 등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웨어밸리는 국제적인 정보기술 리서치 기관으로부터 3년 연속 세계 7대 데이터베이스 보안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해외 무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중국 시장에서 앞으로 얻을 이익을 현시점에서 산정하긴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웨어밸리가 다른 어떤 경쟁업체들보다 앞서 있으며 중국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손삼수 웨어밸리 대표는 최근 중국어 학습에 열을 올렸다고 한다. 데이터베이스(DB) 보안 솔루션 분야에서 국내 최고 기업인 웨어밸리가 중국 시장 장악에 본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이미 다른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은 더 이상 신흥 시장이 아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분야, 특히 DB 보안 솔루션에서는 중국은 여전히 오라클,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계 글로벌 기업들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현지 상황에서 중국 정부와 중국 정보기술(IT) 업체들은 미국계 기업들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선진 기술 도입에 몰두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미국계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웨어밸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미국 기업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는다는 것은 웨어밸리에겐 기회다. 비싼 미국산 소프트웨어 대신 품질은 대등하고 가격은 저렴한 웨어밸리 소프트웨어가 훨씬 경쟁력이 있다.

손 대표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상하이(上海) 과학원에 ‘중국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약하다’며 이를 강화할 것을 지시한 후 과학원에서 기술력 있는 아시아 기업들을 찾았다”며 “우리는 기술을, 그들은 시장을 제공한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함께 연구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웨어밸리는 중국 상하이 지역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자사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기로 하고 이를 중국어 번역 등을 통해 현지화하고 있다.

손 대표는 “상하이에 4개의 대형 소프트웨어센터가 있는데 이곳에 1만여 개 회사, 25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다른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급성장하는 중국의 IT 시장에서 웨어밸리는 기술력으로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웨어밸리는 다른 소프트웨어 회사와 달리 6개 솔루션(DB 접근 통제, DB 암호화, DB 작업결재, DB 취약점 분석, DB 개발 및 운영관리, DB 관리시스템)을 동시에 개발·판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1∼2개 솔루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게 고작이다. 웨어밸리는 6개에 이르는 DB 보안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패키지 형태로 한 렌털 서비스가 가능하다. 손 대표는 “세계적 추세로 볼 때 DB 솔루션의 렌털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있다”며 “조만간 이 시장도 적극 개척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도 웨어밸리의 중요한 미래 시장이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주민등록제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이에 대한 DB 보안 솔루션 수요가 공공분야에서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 일본 주요 공공기관에 웨어밸리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한때 가전·전자 분야에서 일본은 선진국이었으나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웨어밸리의 기술력을 따라올 기업은 없다.

손 대표는 “과거 일본 컴퓨터 회사 판매 대리점을 운영한 적이 있다. 그때 우리나라 제품을 일본에서 팔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그 일본 컴퓨터 회사가 우리 웨어밸리 DB 보안 대리점 역할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군인 출신이다. 웨어밸리를 운영하기 전, 그는 컴퓨터 본체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드는 하드웨어 업체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다. 그런 그가 이른바 ‘IT 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대 초반 소프트웨어 분야로 투신했다. 기업들 부도가 이어지고 IT 분야에 대한 비관론이 팽배했지만 그는 DB 보안 분야에 대해 꾸준히 한 우물을 팠다.

IT 버블이 붕괴할 직전에 굳이 소프트웨어 분야에 뛰어든 이유를 묻자 손 대표는 “사실 노력하고 열심히 해야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지만 거스를 수 없는 흐름 같은 것들도 무시할 수 없더라”며 “군인 출신이어서 공공분야로 이직하거나 군 관련 사업을 하지 않고 어려운 시기부터 웨어밸리를 맡게 된 것도 다 이런 흐름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고 그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이 분야에 최고가 되자’는 일념으로 꾸준히 해 왔다”고 설명했다.

웨어밸리는 계속 성장하는 기업이다. 국내 1000여 개 소프트웨어 회사 중 DB 보안 분야 회사는 200여 개에 불과하다. 여기서 세계적인 기술을 갖추고 해외로 나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이 이어져야 한다.

웨어밸리는 세계적인 IT 리서치 기관인 가트너(Gartner)에 ‘아시아 데이터 보안 분야 리더’ ‘글로벌 7대 데이터 보안 기업’ ‘DB 운영관리를 위한 모든 솔루션 보유’로 3년 연속 등재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손 대표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기술이란 ‘없던 것을 만드는 것’”이라며 “신기술 없이 웨어밸리가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매출이 어느덧 5000억 원을 넘겼고 일본 증권거래소에서도 상장 제안이 들어왔지만 기업공개(IPO)는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것이 손 대표의 생각이다.

손 대표는 “과거 IT 버블 등을 경험하며 ‘소프트웨어 기업은 연 매출이 최소 500억 원은 돼야 상장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말로 웨어밸리가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될 때까지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