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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5년 07월 08일(水)
“첫 소설집 꼭 2쇄 찍었으면 ‘작가의 말’ 고치고 싶어서…”
‘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펴낸 김종옥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내가 당대를 대표하는 소설가가 될 것 같지는 않다. 그저 ‘김종옥이 쓰는 소설 같은 것도 의미 있지 않겠냐’는 말이면 족하다. 어느 한순간에 탁 떠오르는 감정을 잘 담아내는 작가이고 싶다.”

소설가 김종옥(42·사진)이 첫 소설집 ‘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문학동네)을 출간했다.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서 만난 그는 “등단하면 당연히 창작집이 나오는 줄 알았는데, 이번 작업을 하면서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절절하게 알았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늦깎이 신인’이지만, 화려하게 등장했다. 201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거리의 마술사’로 이듬해 제4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막 작품 하나를 내놓은 ‘초짜’에게 상을 수여한 파격이었다. 당시 심사위원단은 “첫 도입부터 깜짝 놀랐다가, 이 작품이 그의 등단작인 것을 알고 또 한 번 깜짝 놀랐다”며 “이야기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에 대해 김종옥이 앞으로 또 어떻게 자신만의 미묘한 분위기로 그려내 보일지 더욱 기대된다”고 했다.

소설집에는 등단작을 포함해 12편의 단편을 담았다. 학교 왕따(거리의 마술사), 원조교제(유령의 집), 동성애(간빙기의 밤) 등 사회적 문제를 다룬 작품에서 보여주는 신선한 접근 방식이 돋보이지만, 특히 여운을 남기는 것은 연애 관련 소설들이다. 신호 대기에 걸린 차 안에서 바라본 좁은 골목, 하얀 꼬리 구름을 단 비행기 등 어느 순간 문득 다가온 장면을 매개로 마치 마법처럼 우리를 기억의 저편으로 이끈다. “그것이 완전히 사라지는 그 순간을 나는 언제나 놓치고 만다”(그녀는 거기에 있을 것이다), “나는 그 시절의 그녀를 잘 기억하고 있지만, 나는 잊었다”(신호대기) 같은 툭 던져놓은 듯한 문장이 ‘상실의 추억’을 되새기게 한다.

그에게 첫 소설집을 낸 소감을 묻자 “꼭 2쇄를 찍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책이 많이 팔렸으면 하는 바람인 줄 알았지만, 그 이유는 ‘작가의 말’을 고치고 싶어서다. 그는 “담백하게 쓰고 싶었지만 ‘작가의 말’을 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그게 잘 안 됐다. 마지막에 꼭 고치고 싶은 부분이 있었는데 이미 인쇄에 들어가 버렸다”고 했다. 책에 대한 절절한 애정이었다.

김종옥은 7살 연하의 학교 후배인 동료 작가 손보미와 2013년 부부의 연을 맺은 것으로도 잘 알려졌다. 그는 “작품에 대해서는 서로 얘기를 잘 하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그의 소설집 작가의 말 마지막에 아내에게 이런 말을 건네고 있다. “항상 그녀는 그렇게 내 목적지에 있다. …감사하는 말 이외에 다른 말을 써야 할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말을.”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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