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억’소리 나는 뉴스테이, 임대주택 맞아?

정부와 서울시가 공급하는 신개념 임대주택에서 ‘억’ 소리가 나고 있습니다. 영세서민과 중산층 이하를 겨냥한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과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의 보증금과 임대료가 수억 원대에 이른 데다 주변 시세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죠. 대림산업이 위례신도시(성남권)에 공급할 전용면적 84㎡ 이하의 뉴스테이 임대보증금이 5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월세는 40만 원대로 대출이자를 감안, 전세로 치면 7억 원가량 될 전망입니다. 대우건설이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A-14 블록에 짓는 뉴스테이 역시 보증금은 면적에 따라 4800만∼6600만 원, 월세는 70만∼90만 원이 예상됩니다. 84㎡ 기준으로 대출이자를 감안해 전세로 계산할 경우 4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비싼 임대주택 출현에 대해 국토교통부나 민간 건설사들은 기존 임대주택과 확연한 차이를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대형사 브랜드가 붙는 명품 임대주택이라는 것이죠. 단지 규모나 주택 평면, 각종 편의시설 등이 기존 임대주택이 가진 선입견을 일거에 해소할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민간 회사 특혜 논란과 비싼 공급가는 풀어야 할 숙제이지요.

서울시가 공급하는 시프트도 논란입니다. 7월 입주자를 모집하는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시프트 단지에 대형인 전용면적 110㎡ 6가구가 포함돼 있는 데다 보증금과 월세를 합해 계산하면 5억 원 선으로 주변 시세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 대형 시프트는 고소득층도 청약 예금(납입액 1000만 원 이상)만 있다면 입주 신청을 할 수 있다네요. 서민은 엄두도 못 낼 임대주택을 왜 짓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시프트는 공급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턱없이 싼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주변의 비슷한 면적 아파트 전셋값은 9억 원 내외인데 이 시프트는 4억9200만 원에 공급된다고 하니 턱없이 낮지요, 이 때문에 당첨되면 대박이라고 하네요.

임대주택이 서민들의 주거 기능으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임대보증금과 월세는 싸지만 입지조건,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진 ‘질 좋은 주택’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뉴스테이는 예상보다 비쌀 가능성이 크지요. 이럴 경우 여유자금이 있는 젊은 층과 중산층을 겨냥한 뉴스테이가 자칫 외면받을 수 있습니다.

공공임대주택은 서민 중심의 주거복지로 가야 합니다. 정부나 지자체 모두 임대주택을 조기에 대량 공급하겠다는 ‘물량주의’나 여윳돈이 있는 중산층에게도 임대주택을 주겠다는 정책은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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