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核 협상 타결 임박>6者 참가자에 ‘북핵 진전 모멘텀’기대

이란과는 여러 측면서 달라
곧바로 협상 재개 어렵지만
7년교착 벗을 계기 될수도

타결을 앞두고 있는 이란 핵협상이 2008년 이후 7년째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북핵 협상에 새로운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미·중·일·러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핵 문제에서도 진전을 이루자는 심리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유일하게 남은 이 문제 해결에 힘을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09년 취임 당시 “적과의 악수” 대상으로 언급했던 이란과의 핵협상을 마무리한 데 이어, 지난 2일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도 공식 선언하면서 마지막 남은 북한에도 기회를 주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이란 핵협상 타결에 자극을 받아 협상장으로 돌아오라고 북한에 신호를 보내는 의미도 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국제사회의 압박과 관련국들의 진지한 협상 노력을 통해 핵 문제에 진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노 대변인은 “북한이 우선 대화에 호응해 북핵 문제도 진전을 이루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산정책연구원도 최근 발간한 ‘이란 핵협상과 북핵 해결 모멘텀’ 보고서에서 “이란 핵 타결로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질 수 있으며, 북한과 협상하거나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 핵협상 타결이 곧바로 북핵 협상 재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이란 핵과 북핵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해법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데다 국제경제와도 긴밀히 연결돼 있는 반면, 3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북한은 사회·경제적으로 철저히 고립된 국가다. 협상과 제재로 느끼는 무게감이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중국이라는 ‘루프 홀(구멍)’로 인해 완벽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기보다는, 오히려 이란을 활용해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안보통일연구부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핵은 이란 핵과 핵무장 의지 및 수준에서 전혀 다른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이란 핵협상이 북핵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