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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5년 07월 20일(月)
‘봄여름가을겨울’ 음악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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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 논설위원

‘후회로 가득한 지난 날/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그리 나쁜 것만도 아니었어/ 석양도 없는 저녁/ 내일 하루도 흐리겠지/ 힘든 일도 있지/ 드넓은 세상 살다 보면.’ 한국 대중음악계 최초의 본격적인 퓨전재즈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이 2002년에 발표한 7집 앨범 ‘브라보 마이 라이프(Bravo my life)’의 타이틀 곡 가사 일부다. 지적이고 실험적이면서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일관해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이들의 명곡은 이밖에도 많다.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 ‘어떤 이의 꿈’ ‘나의 아름다운 노래가 당신의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면’ ‘그대, 별이 지는 밤으로’ 등.

올해 53세 동갑인 김종진(기타·보컬)과 전태관(드럼)은 1988년 봄여름가을겨울을 출범시키며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제1집 앨범을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그룹에서 활동한 것은 요절한 가수 김현식이 1986년에 결성한 5인조 ‘김현식의 봄여름가을겨울’부터다. 그래서 올해를 봄여름가을겨울 활동 30년째로 친다. 김현식이 대마초 사건으로 활동을 못하게 되기 전에 유재하는 그룹을 떠났고, 장기하는 유재하 자리를 이었던 박성식과 함께 2인조 ‘빛과 소금’으로 독립했다. 김종진과 전태관은 2인조 봄여름가을겨울로 뭉쳤다.

전태관은 현재 암 투병 중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의 노래와 연주곡 거의 모두를 작사·작곡해온 뮤지션이면서 와인 애호가인 김종진의 제안에 따라, 2004년부터 매년 ‘보졸레 누보’의 세계 동시 출시 시점에 맞춰 서울의 와인 바에서 열어온 ‘와인 콘서트’의 지난해 11월 27일 10주년 기념 무대에도 그는 서지 못했다. 그런 전태관의 쾌유를 기원하기 위해 김종진은 지난 3월 25일 스페인으로 출국, 한 달 남짓 동안 산티아고 순례길 800㎞를 걷기도 했다. 힘든 순례 후 그곳 성당의 기둥을 만지며 소원을 빌면, 한 가지는 반드시 이뤄진다는 말이 전해오기 때문이다. 완벽을 추구해 콘서트 이듬해에 한정판으로 내놓아온 관례에 따라, 지난해 공연 실황 앨범이 최근에 나왔다. 전태관은 “위대한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만 남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내가 빠져도 멈추지 말기 바란다”고 하지만, 그가 병마를 털고 일어나 김종진과 함께 완성하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음악과 더 오래 만나기를 간절하게 소망하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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