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 감수’ 해외 수주 여파… 대형 건설사마다 실적부진

현대건설 상반기 영업익
4550억으로 2.6% 감소
삼성물산은 52.2% 급감

주택 경기 등 부동산 시장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대형 건설사들의 올 상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들은 하반기 실적 만회를 위해 돌파구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 평가 1위 삼성물산과 2위 현대건설 등 중대형 건설사들의 올 상반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의 경우 올해 상반기 연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8조7588억 원, 영업이익 4550억 원, 당기순이익 2558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9.6% 늘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6%, 7.3%나 감소한 것이다. 현대건설 측은 경기 침체와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납부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고 밝혔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23일 공시한 삼성물산의 실적은 저조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1245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2.2% 감소했다. 매출액은 12조3813억 원, 순이익은 256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11%와 25.2% 감소했다. 삼성물산 측은 주택 매출 감소와 중동 사업장 비용 반영 여파라고 설명했다.

대림산업도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34억58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3983억6000만 원, 당기순이익은 746억43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줄어든 건설사는 삼성엔지니어링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148억7000만 원에 그쳐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0.7% 급감했다.

중대형 건설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부진한 것은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4년 동안 해외에서 손해를 감수하고 전략적인 수주를 했던 이른바 ‘불량 수주 사업’ 적자 여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저유가와 중동 정정불안으로 지난해와 올해 해외 수주실적도 부진해 하반기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회사마다 신사업 발굴 등 실적 개선에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